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오랜 라이벌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 및 기독사회당 대표가 사퇴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메르켈 총리에 이어 또 다른 거물이 정치판을 떠나는 셈이다. 7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독일 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선택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는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제호퍼 대표가 이번 주말 기사당 지도부 회의에서 대표직의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사당은 제호퍼 대표에게 지난달 바이에른 및 헤센 지방의 선거 부진과 대연정의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퇴진을 압박해왔다.
지방선거를 통해 나타난 대연정에 대한 불신의 배경에 제호퍼 대표가 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주요 양당의 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독일의 정치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정당의 정부 견제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메르켈 총리가 물러난 기민당의 유력 대표 후보인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사무총장은 당 지도부 출마 연설에서 “정부는 너무 자주 정치적 결정을 내렸고 당은 어쩔 수 없이 이에 따라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이 이어지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옛날의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당의 결정을 정부가 평가하고 걸러내던 정치의 판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