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승무원실 맨바닥에서 취침하는 거짓 사진을 연출해 논란을 일으킨 라이언에어(RYAN AIR) 승무원들이 해고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약 한 달 전 스페인 말라가 공항의 승무원실 바닥에 누워 잠을 자는 사진을 연출한 승무원 6명을 소속 항공사가 해고했다고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아일랜드 국적의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 승무원 6명은 지난달 13일 포르투갈로 향하던 항공기가 허리케인으로 정상 운항을 하지 못하고 스페인 말라가 공항에 비상 착륙하자, 적절한 처우를 받지 못한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 사무실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는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사진을 올린 짐 앳킨슨은 “태풍 때문에 승무원들이 발이 묶여 승무원실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며 “라이언에어는 올해 수천억을 벌었지만 승무원들을 위해서 호텔 방 하나 잡아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라이언에어는 최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승무원과 조종사 노조의 잇따른 파업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하지만 해당 사무실의 폐쇄회로(CC)TV에는 6명의 승무원이 사진 연출을 위해 아주 잠깐 동안 맨바닥에 누워 있다가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어떻게 누울지 자리를 잡아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라이언에어는 마침 그 전날이 스페인 국경일이라 호텔 예약이 마감돼 승무원들은 해당 사무실에 아주 잠깐 머물다가 VIP 라운지로 모두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언에어 측은 “승무원들이 허위 사진을 연출하는 심각한 위법 행위를 함으로써 회사와의 계약을 위반했다”며 “이 여섯 명은 회사의 평판을 훼손하고,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신뢰를 저버렸다”고 해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짐 앳킨슨은 “실제로 적절한 먹을 것과 잘 곳이 없었던 건 엄연한 사실”이라며 “항의의 표시로 사진을 찍은 것뿐인데 해고했다”며 반발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