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은 8년 2개월간의 도피 기간 여러 가명과 차명을 쓰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등 일반인과 다름 없는 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10년 9월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잠적한 뒤 전주에 잠시 머물다가 이후 서울로 이동했다.
찜질방 등을 전전하던 최 전 교육감은 2012년부터는 제3자 명의로 된 인천의 한 20평대 아파트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검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위치한 24평 아파트로 한 차례 이사했다. 이곳에서는 검거 직전까지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망자’ 신분임에도 그는 가명을 사용하며 모임 등 사회활동을 했으며 취미생활까지 했다. 또 도피 전에 앓던 만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여러군데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최 전 교육감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다수의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제3자 명의로된 휴대전화와 카드 등을 사용해왔다.
조력자 중에는 최 전 교육감의 친·인척과 교육 관계자가 포함됐다.
검찰은 현재 도피 자금 출처를 비롯해 최 전 교육감과 이들의 관계, 이름을 빌려준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인천시 동춘동의 아파트에서는 다액의 현금 뭉치도 발견됐다.
검찰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시인한 최 전 교육감은 이날 오전부터 전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된다.
최 전 교육감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부지였던 자영고를 골프장측이 매입하는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007년 7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전 교육감은 지난 8년 동안 여러 차명을 쓰며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는 등 아주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면서 “도피를 도운 다수의 조력자에 대한 수사는 다음 주 정도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