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일본 음악프로그램 출연이 돌연 취소된데 대해 일본의 연예매체인 닛칸사이조는 9일 “이번 사건으로 케이팝 열풍이 종식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당초 9일 일본 TV 아사히의 ‘뮤직스테이션’ 생방송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밤 돌연 취소됐다.
TV 아사히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23)이 과거 착용했던 티셔츠를 문제 삼았다.
이후 일본 네티즌들은 지민의 광복철티셔츠를 비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돌연 방송사가 이를 문제 삼으며, 생방송 출연 하루 전 취소를 결정한 것이다.
닛칸사이조는 한 스포츠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 기자는 “방송사가 이런 문제로 시청자들에게 이유를 공개하며 출연을 취소하는 사례는 일본에서 드물다”며 “그만큼 TV아사히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징용공 판결로 일본 내 혐한 분위기가 높아진 상황에서 BTS를 출연시키면 시청자들의 불만이 쇄도해 방송사가 수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후지 TV는 2010년대 초반 한류 열풍이 불어 프로그램을 한류를 중심으로 편성하자 일본 네티즌 등에게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 문제로 2011년 8월에는 항의시위까지 벌어졌고 이를 계기로 후지TV는 쇠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TV아사히는 시청자들에게 “방탄소년단의 원폭 티셔츠를 문제삼았다”고 밝힌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기자는 이번 방탄소년단 출연 취소가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며, 한류열풍 종식 가능성까지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다른 방송국도 시청자가 두려워 한류 관련 콘텐츠는 방송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NHK는 수신료 지불 거부 운동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연말 열리는 NHK 홍백가합전에 한국 가수들이 출연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2012년 일본에서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혐한 분위기가 정점에 달하며 한류에도 타격을 미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