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사들간 싸움…오하려 당 쇄신에 ‘걸림돌’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초선의원들과 조찬 모임을 갖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8.11.6/뉴스1 © News1
이로써 종편 등에서 스타보수논객으로 맹활약하던 전 변호사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지 한달여 만에 짐을 싸는 수모를 겪게 됐다. 두 사람은 전날까지 “언행조심하라(김병준)”, “뒤통수 치고 있다(전원책)”며 격하게 대립했다.
김 위원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평생을 옆에 있는 분 같이 일하던 분을 내친적이 제 기억에는 없었다”며 “제 팔을 하나 잘라내는 기분”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피력했다.
전원책 전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이 9일 서울 동교동 자택 앞에서 입장발표를 마친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 © News1
김 위원장은 잇따른 선거 참패로 사실상 궤멸수준이던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지난 7월 취임했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당시 당 안팎에서는 정치권 경험이 전무하고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원조 친노인사라는 점에서 어려운 당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로 규정, 탈국가주의 이슈를 선점하고 인적쇄신보다는 당의 가치정립을 우선시하는 행보로 친이 친박간 계파갈등이 극에 달하던 당이 안정화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정작 문제는 김 위원장이 전원책 변호사에게 ‘전례없는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인적청산의 핵심 자리인 조강특위 위원으로 영입하면서 터져 나왔다. 잇따른 선거 패배로 쇄신이 시급한 한국당은 정작 외부에서 들어온 인사들간 충돌과 갈등으로 오히려 당의 쇄신분위기를 더욱 흐리게 만든 셈이 된 것이다.
이른바 중도보수세력인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보수대통합을 역설하면서도 극보수로 분류되는 “태극기부대를 품어야 한다”고 주장, 바른미래당 반발을 비롯한 당내 논란을 불러왔다. 태극기부대에 대한 논란이 점차 확대되자 김 위원장은 “모두가 한 그릇에 담자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보수대통합의 기치를 내걸고 황교안 전 총리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시자 등에 대한 입당을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전 변호사는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호흡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은 전대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 주장,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첫 기자간담회에서는‘공화주의’라는 말을 사용하는 ‘중진 ’을 언급하며 “코미디다.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은 공부를 좀 하셔야 한다. 면모일신이 안 되면 다른 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는 “대선주자급으로 논의되는 분들은 당의 중요한 자산이며 김 의원도 그 중 한분”이라며 “그런 분들에게 함부로 칼을 들이대선 안된다. 특히 내가 김 의원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오락가락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말한 전권은 조강특위 전권으로 당의 전권을 주겠다는 게 아니다. 전 변호사가 이것을 오버한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모든 책임은 본인이 진다고 했는데 사실 본인이 잘못한 것이다. 왜 그런 분을 모셔다가 이런 분란을 일으키느냐”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굴러온 돌들끼리 싸운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