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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BTS 일본 공연 취소…日, 수년간 한국 괴롭혀와”

입력 | 2018-11-10 19:04:00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는 9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BTS) 일본 방송 출연 취소는 한국과 일본의 오랜 대중 문화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고 보도했다.

빌보드는 현재 서구 언론들이 BTS의 일본 공연이 원자 폭탄 티셔츠에 대한 분노로 취소됐다고 단편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수년간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을 괴롭혀온 일본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빌보드는 K-팝의 국제적 확장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문화 시장을 소유한 일본에서의 성공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2000년대 초 솔로 여가수 보아는 데뷔 앨범 ‘리슨 투 마이 하트(The Listen To My Heart)’를 통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보아가 닦아 놓은 길을 통해 동방신기, 빅뱅, 샤이니 등과 같은 2세대 남자 그룹과 소녀시대, 카라와 같은 여자 그룹들은 일본 시장에서 정점을 찍고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한류’는 견고하지 않았고 특히 동방신기와 같은 그룹은 밑바닥부터 기초를 다져 올라온 아티스트로 알려졌다.

빌보드는 그럼에도 일본은 한국 가수들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에는 한 일본 배우가 방송에 나와 “너무 많은 한국 콘텐츠로 인해 ‘세뇌됐다”고 말한 뒤 해고된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수천명의 일본인들은 도쿄에 모여 한류 열풍 반대 시위를 열었다.

일본 전역에서 주말마다 열린 ’혐한시위‘가 논란이 되던 2013년 안팎은 일본에서 한국 문화가 잠시 소강됐던 시기였다.


그러나 최근 BTS나 트와이스(TWICE)와 같은 신세대 그룹이 등장하며 일본에서 다시 한국 가요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빌보드는 또 양국의 관계가 오랜 역사적·정치적 배경을 뿌리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을 침략하며 국가를 발전시켰다. 당시 일본의 악명 높고 잔인한 통치로 인해 여전히 한국과 중국에는 해결되지 못한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위안부 문제도 그 중 하나다.

1945년 독립 이후에도 한국은 1990년대까지 일본의 음악, 영상, 게임 등이 자국에 유입되는 것을 법적으로 막았다. 여전히 한국에서는 일본 음악이나 드라마를 지상파에서 방송하지 않는다. 일본인 출신의 아이돌들이 출연한 ’프로듀스48‘과 같은 프로그램이 방영된 것은 그나마의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K-팝은 일본에서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으며, 올해도 또 다른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니케이 엔터테인먼트 매거진에 따르면 동방신기의 일본 투어공연 관객수는 2018년에만 약 130만명으로 이는 올해 일본에서 공연한 아티스트 중 가장 많은 관객수다.

올해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 가수는 동방신기, 샤이니, BTS, 트와이스, 엑소(EXO), 아이콘 등이 있다. 2011년 이후로 가장 많은 한국가수가 일본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들은 BST를 비롯한 트와이스에도 일본의 유명 연말 음악 행사인 ’홍백가합전‘에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배경에는 지난달 30일 한국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 강제징용된 피해자 4인에 대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사건이 있다.

빌보드는 BTS 멤버 지민의 티셔츠는 이번 논란의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며 현재 진행 중인 한일 양국의 어색한 정치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