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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10년 전 ‘아이폰 쇼크’ 버금갈 수 있을까

입력 | 2018-11-11 07:18:00


접었다 펼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새로운 혁신이 될 수 있을까.

최근 국내외 제조사들이 연달아 폴더블(fordable·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에 대한 윤곽을 제시하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의 스타트업 로욜은 화면이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의 세계 최초 폴더블폰 ‘플렉스파이’를 선보였다. 다만 접었을 때 두께가 15㎜에 달하는 등 세련되지 않은 디자인으로 시장의 차가운 반응을 얻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래의 폴더블폰에 적용될 디스플레이,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실물은 완전히 펼쳤을 때 7.3인치의 화면이며, 접었을 때는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멀티태스킹 사용성 측면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펼칠 때 작은 화면에서 사용하던 앱을 큰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큰 디스플레이에서 인터넷 브라우징·멀티미디어·메시징 등 동시에 3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수개월 내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의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이 폴더블폰 시장 개화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모바일 하드웨어가 평평한 디스플레이 화면을 키워오는데 고심했다면, 이제는 아예 접었다가 펼치면 태블릿 수준의 화면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침체 국면…아이폰 이후 사라진 혁신

그동안 폴더블폰은 활기를 잃은 시장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아왔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더 이상 기존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의 개선 수준으로는 활기를 불어넣기 어려워져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5500만대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시장의 부진은 최대 시장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6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고, 소비자들에게 강한 수요를 일으키는 제품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시장은 10여년전 아이폰 출시 이후 혁신적인 도약을 이뤘다. 2007년 1월 애플의 창립자 故 스티븐 잡스는 그해 미국의 최고 히트 상품이 된 ‘아이폰’ 시제품을 처음 선보였고, 그해 6월 본격 시판에 들어갔으며, 2008년부터는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다. 익숙한 물리적 키보드는 사라지고, 밋밋한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3.5인치의 디스플레이는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터치스크린 형태의 스마트폰이 휴대전화 시장을 점령하고, 생활양식의 대대적인 변화도 수반됐다. 이에 ‘아이폰 쇼크’, ‘아이폰 신드롬’이란 수식마저 등장했다. 이후 점점 커진 화면, 개선된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내장한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쏟아지며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전반적으로 성능이 상향평준화되고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며, 제조사들은 새 수요를 견인할 폴더블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내년에 폴더블 디스플레이 양산을 예고하며 시장에 선제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폴더블폰 서두르는 제조사들…시장 확대 관건은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LG전자,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제조사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서 폴더블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란 시각이 많다.

폴더블폰이 시장 안착에 성공한다면 새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trategy Analytics. SA)에 따르면 폴더블폰의 예상 판매량은 2019년 300만대에 불과하겠지만 2020년 1400만대, 2021년 3000만대, 2022년 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에 삼성전자 폴더블폰이 초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10년 만에 이뤄지는 모바일 혁신이 될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가의 패널을 채택해 150만~2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높은 가격이 시장 안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비싼 출고가에 대한 가격 저항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질적 혁신’으로 뛰어넘는 것이 제조사들의 과제다.

김 연구원은 “향후 폴더블폰은 고가의 출시가격(150~200만원)이 수요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내년에 출시될 폴더블폰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UX)과 편의성(노트북+스마트폰), 효용 등을 제공한다면 수요 창출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활용도를 높일 전용 UI도 하드웨어 못지 않은 중요 요소로 꼽힌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활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전용 UI를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줄 어플리케이션이 존재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활용도 및 사용자 경험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