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부시가 537표 차 이긴 곳, 상원의원도 재검표… 무효표에 촉각 트럼프 “민주, 큰 선거 2개 훔치려해”, NYT “승부 뒤집힐 가능성은 낮아” 트럼프, 캐러밴 차단 포고문 서명… 민주 일각선 ‘트럼프 탄핵론’ 제기
○ 18년 만에 재현된 ‘플로리다 재검표’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정부는 10일 초박빙의 접전이 벌어진 상원의원과 주지사, 농무국장 선거 재검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는 2000년 대선에서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 앨 고어 후보를 재검표 끝에 537표 차로 이긴 곳이다.
이번 재검표에선 민주당 텃밭 지역인 플로리다주 제24선거구인 브로워드 카운티에서 발생한 무효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YT는 브로워드 카운티 개표 결과 상원의원 투표수가 주지사 투표수보다 2만5000표(약 3.7%)가량 적었다고 전했다. 투표용지 하나에 상원의원, 주지사 투표를 다 하게 돼 있는데 유독 상원의원만 투표하지 않은 ‘무효표(undervote)’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얘기다. NYT는 “매우 비정상적이다. 다른 지역에선 이런 차이가 없다”며 “다른 선거와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 9800표 정도가 민주당 넬슨 후보에게 추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표기 인식 오류가 발생했거나 상원의원 투표 부분이 눈에 잘 띄지 않는 투표용지 디자인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길럼 후보는 패배를 인정한 것을 번복했고, 넬슨 후보 측은 “재검표가 완벽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화당 스콧 후보 측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이) 플로리다의 큰 선거 두 개를 훔치려고 한다. 우리가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NYT는 선거 전문가들을 인용해 “재개표 이후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 움직이는 ‘캐러밴’, 스멀대는 ‘탄핵론’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캐러밴의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남쪽 국경을 통한 대량 이민 해결을 위한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하고 선거 기간 ‘안보와 이민 논쟁’을 촉발시킨 캐러밴 문제에 대한 후속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포고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날인 10일 약 5000명의 캐러밴 본진이 엿새간 머물렀던 멕시코시티를 떠나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접경도시인 티후아나로 향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일각에선 가장 민감하고 폭발력이 강한 이슈인 ‘트럼프 탄핵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환경운동가이자 민주당의 억만장자 후원자인 톰 스타이어(60)는 이날 NYT 기고문을 통해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으로서 내년 1월 새 회기에 들어가자마자 탄핵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른바 ‘큰손’의 이런 압박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공화당이 여전히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탄핵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역공의 빌미마저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