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한국당 출석요구 거부… 통상 기재부 차관이 소위 출석 올해보다 22% 증액 일자리예산 野 “세금중독예산” 대폭감액 별러… “남북협력사업 깜깜이예산” 공격 조명균 “MB-박근혜 정부때도 비공개”
김수현 실장, 국회 첫 출석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두 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 정책실장에 임명된 이후 이날 처음 국회에 나선 김 실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저를 포함해 청와대 정책실 직원 모두가 비상한 각오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부는 고용 악화와 저성장 극복을 명분으로 올해보다 9.7% 증액된 470조5000억 원의 ‘슈퍼 예산’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을 제외하면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적극적인 확장 재정을 통해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중 올해보다 22% 증액된 일자리 예산(23조5000억 원)에 대해 야당은 ‘세금중독 예산’이라며 대대적인 감액을 벼르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편성한 2조8000억 원의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 야당은 “병 주고 약 주는 꼴”이라며 비판적이다. 공무원 증원 예산(4097억 원)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공무원 증원은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를 재정파탄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무분별하고 무원칙한 퍼주기 사업에 대한 국민 비판을 의식해 국회 통제를 안 받으려고 비공개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 협상하는 측면에서 비공개 원칙이 이번에 처음 생긴 게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비공개 사업으로 같은 원칙이 지켜졌다”고 답변했다.
여야는 예산안 증·감액을 논의하는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구성을 놓고도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위 정원을 16명으로 한 명 더 늘려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에도 배정하자고 하지만 한국당은 19대 국회부터 유지한 소위 정원(15명)을 갑자기 늘릴 순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당의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 출석 직전 “한국당 요구대로 예결위 소위나 소(小)소위에 참석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맞지 않고 제 본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통상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는 기획재정부 차관이 출석해왔다.
김상운 sukim@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