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한동민(29·SK 와이번스)은 우승을 결정지은 솔로 홈런이 넘어가는 순간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다”고 떠올렸다.
SK와 두산은 4-4로 팽팽히 맞선 채 연장 13회까지 치렀다. 연장 13회초, 한동민이 우중간 관중석 상단에 꽂는 솔로 홈런을 때려 균형을 깨트렸다. SK는 한동민의 홈런포에 힘입어 5-4로 승리를 거두며, 8년 만에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양팀의 팽팽하던 균형을 무너뜨린 한동민은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한동민은 기자단 투표 72표 중 30표를 획득해 2위 동료 김태훈(27표)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3위는 김광현(8표), 4위는 정영일(2표), 5위는 켈리(1표)였다.
경기 후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한동민은 샴페인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지금 샴페인을 너무 많이 맞아서 정신이 없다. 감독님께서 가신다고 말씀을 하시고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정말 말로만 우승을 언급했는데 우승을 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감독님이 가시기 전에 좋은 선물을 드려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팀을 떠나는 트레이 힐만 감독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결승 홈런 타구가 넘어갈 때 기분이 어땠는지 묻자 “너무 힘들었다.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다. 직전 타석에서 좋은 찬스가 있었지만 힘없이 물러났다. 누가 치든 어떻게든 끝내고 싶었다.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시원하게 스윙하고 들어오려고 했다. 맞는 순간 타구를 봤는데 ‘어, 어’ 하면서 넘어가는 걸 봤다. 정신없이 돌았다. 홈런은 바로 직감을 했다”고 말했다.
한동민은 우승 확정 순간의 느낌에 대해 “TV로만 보고 다른 팀이 하는 것만 봤는데, 정말 처음에 꿈인 것 같았다. 외야수다 보니 김광현 형이 삼진을 잡고 뛰어가는데 거리가 안 좁혀지더라. 가서 부둥켜 안고 싶은데 하루종일 뛰는 것 같았다. 결국 도착해서 우승을 만끽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