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부과 이외의 수단까지 사용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탈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제한 조치나 사법적 제재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기술을 빼낸 혐의로 중국 푸젠진화 반도체(JHICC)를 기소하고, 이 회사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것과 유사한 제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탈 행위에 맞서 싸우기 위해 푸젠진화와 유사한 제재 조합을 적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사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 법무부는 지난 1일 마이크론의 D램 제조·설계 관련 기술을 빼낸 혐의로 푸젠진화를 기소했다. 마이크론과 푸젠진화가 기술 침해 사건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부가 나서 마이크론 쪽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법무부는 푸젠진화가 해당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미국이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가 연간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를 막는데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재계의 지적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이 가질 수 없는 기술을 미국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 이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지식재삭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미 재무부 등 더 많은 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대중 전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통신)가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에 따른 이행 조치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과 7년간 거래를 금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로 ZTE가 심각한 위기에 빠지자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 이후 상무부에 제재 완화를 지시했다. 이후 ZTE는 10억 달러의 벌금 납부와 경영진 교체 등을 이행하기로 합의하고 7월부터 제재를 면제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