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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충’ 친구 놀렸다면?…법원 “학교폭력에 해당”

입력 | 2018-11-13 17:31:00


 개인의 특징 뒤에 벌레를 의미하는 ‘○○충’이라는 표현을 써서 동급생을 놀린 경우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한재봉)는 13일 대구 모 중학교 3학년 A양이 자신이 다니던 학교 교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처분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양이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다른 학생들과 함께 동급생을 놀린 것으로 보이지만 ‘00충’이라는 표현은 사람을 벌레에 비유해 비하·비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명백하다”면서“피해 학생이 문제의 언어폭력으로 입은 정신적 피해가 가벼워 보이지 않는 만큼 학교 측이 A양에게 선도·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A양은 지난해 수업시간에 같은 반 학생이던 B양이 과제 등을 발표할 때 ‘설명충’, ‘진지충’이라며 놀렸다.

A양은 자신의 친구들이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서도 B양을 가리켜 비슷한 표현 등을 쓰며 놀렸다.

B양은 같은 해 12월 “A양으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며 신고했고,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서면 사과, 교내 봉사 5일 특별교육 이수 등의 조치를 심의·의결했다.

이에 A양은 지난 1월 대구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기각되자 “서면 사과를 제외한 나머지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면서 정식 소송을 냈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