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륜 11기 공민우.
강점을 잘 살리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며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경륜 선수가 있다. 공민우(11기, S2), 정현호(14기, A1), 김우병(3기, B2)은 상대적으로 낮은 종합득점과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고 과감한 경주운영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선수들이다. 강자들을 위협할 수 있는 눈여겨 봐야할 선수들로 항상 이변의 중심에 서 있다.
● 벨로드롬의 여우 공민우
올해 초 낙차와 뼈아픈 강급 이후 와신상담했던 공민우는 우수급에서 9연승을 거두고 특선급에 복귀했다. 특선 복귀 첫 회차 경주인 6월9일 토요경주 당시 인기순위는 5위. 게다가 초주까지 배정받아 레이스 조건이 불리했다.
특선급 편성이 워낙 강해 다소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언제라도 한방이 가능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경륜 14기 정현호.
● 변칙승부사 정현호
우수급의 정현호는 마크추입형으로 굳어져 있던 이미지에서 탈피, 과감한 선행승부를 간간히 펼치며 다른 선수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타종선행으로 11초 중반대의 기록과 경주 흐름을 언제든지 반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수급 강자들도 정현호가 편성에 있으면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는 자리잡기 과정에서 이점으로 작용하며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광명 8월17일 금요경주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축은 종합득점 95.10의 박민오였고 박상훈이 선행선수로 인정받는 흐름이었다. 초주까지 배정받은 정현호는 인기순위 6위였다. 하지만 경주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정현호의 변칙적인 승부를 의식한 박민오가 정현호의 초주를 해제시켜주며 타협점을 찾았고, 결국 초주 박민오 마크에 성공한 정현호는 침착하게 마크를 이어가며 입상에 성공했다.
경륜 3기 김우병.
● 찬스에 강한 김우병
김우병은 촌각을 다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나치는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선수다. 인지도 최하위로 출전한 선발급 결승전 7월8일 경주 당시 엄지용, 정찬건 등 선발급 내로라하는 선행형 선수들과 노련함으로 무장한 강급 선수들인 박석기, 지성환이 출전했다. 다소 혼전인 가운데 엄지용, 정찬건이 주도하면 박석기, 지성환이 추입으로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경주 초반은 예상대로 엄지용이 먼저 주도권을 잡았고 그 후미를 충청권 선배인 박석기가 추주했다. 이대로 경주가 이어진다면 박석기의 직선 추입으로 연결되며 충청팀의 완승도 가능했던 흐름이었다. 하지만 엄지용이 젖히기를 의식했는지 2코너 부근에서 외선주행을 했고,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던 김우병이 질풍 같은 내선젖히기로 흐름을 반전 시키면서 결승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