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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檢수사, 임종헌부터 재판넘기고 수뇌부 정면승부

입력 | 2018-11-14 15:59:00

임종헌 사법농단 ‘1호 기소’…수사 윗선으로 ‘착착’
19일 박병대 소환 이어 고영한…정점 양승태 초읽기



© News1 DB


검찰이 사법농단 키맨으로 꼽혀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기소하며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을 향한 그물망을 좁혀가고 있다. 이제 수사는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과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가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임 전 차장을 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Δ공무상비밀누설 Δ직무유기 Δ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Δ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사법농단 수사에 착수 한 뒤 첫 기소이기도 하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실장 및 차장 등 요직을 맡으며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및 전직 대법관들이 사법농단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밝혀줄 인물로 꼽혀왔다.

비록 임 전 차장에게서 유의미한 진술을 얻지는 못했지만 검찰 수사는 이제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으로 향하게 됐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공범으로 적시했던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미 차 전 대법관을 지난 7일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차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며 청와대와 일제 강제징용 재판 소송 지연 등을 논의한 것으로 의심 받는다.

검찰은 사법농단 수사를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으로 이어간다. 검찰은 오는 19일 박 전 대법관을 소환하고 고 전 대법관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소송 지연을 비롯해 대법원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개입한 의심을 받는다. 고 전 대법관은 행정처가 부산 스폰서 판사 비리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재판에 개입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박 전 대법관은 각종 사법농단 의혹이 집중됐던 시기 법원행정처장(2014년 2월~2016년2월)을 지냈다. 각종 의혹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만큼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2014년 10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윤선 정무수석과 관계부처 장관 등을 소집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관련해 논의를 가졌던 자리에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회의는 차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이던 2013년 12월에도 있었다.

당시 회동에서는 외교부가 소송이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면 대법원이 이를 근거로 전원합의체에 사건을 회부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파악됐다. 더불어 관계기관의 의견서 제출이 가능하도록 민사소송규칙 개정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법원행정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독일의 ‘기억책임미래 재단’과 같은 재단을 설립, 1인당 수백만원 선에서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법원은 청와대의 요구에 응하고 이를 빌미로 법관 해외 파견 등에 대한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이외에도 Δ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사건과 관련해 법원행정처가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 대필 Δ이현숙 전 통합진보당 전북도의원 지위확인 소송 당시 선고기일 연기·판결문 작성 등에 개입 Δ법관 비리수사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내란음모 상고심 기일 조율 등에도 연루된 것으로 의심 받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