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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1차 기소 공소장만 242쪽·혐의 30개…“끝 아닌 시작”

입력 | 2018-11-14 17:35:00

사법농단 1호 기소 임종헌…4개 범주 나눠 혐의 적시
박병대·고영한 이어 양승태 조사 뒤 혐의 추가기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2018.10.28/뉴스1 © News1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핵심인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사법연수원 16기)을 재판에 넘겼다. 임 전 차장 공소장에는 무려 30개의 범죄사실이 담겼다.

이미 수많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검찰이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을 대상으로 수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임 전 차장은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4일 임 전 차장을 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Δ공무상비밀누설 Δ직무유기 Δ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Δ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실장, 차장 등 요직을 맡았던 임 전 차장은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혐의가 방대한 만큼 검찰의 공소장 분량도 A4 용지 242쪽에 달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혐의를 Δ상고법원 추진 등 법원의 위상 강화 및 이익도모 Δ사법행정 대내외적 비판세력 탄압 Δ부당한 조직 보호를 위한 범죄혐의 Δ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 및 집행 등 4가지로 나눠 공소장에 적시했다.

상고법원 추진 등 법원의 위상 강화 및 이익도모에는 Δ일제 강제징용 재판 Δ위안부 손해배상 소송 Δ전교조 소송 Δ국정원 대선개입 재판 Δ산케이 지국장 소송 Δ박근혜 전 대통령 가면 판매 중지시킬 법적압박 수단 검토 Δ메르스 사태 관련 박근혜정부 법적책임 면제 검토 Δ‘비선주치의’ 박채윤 특허등록사건 Δ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 유출 Δ홍일표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 Δ유동수 의원 선거법 위반 사건 Δ헌재 평의결과 및 정보수집 Δ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업무방해 사건 헌재 압박 Δ헌재소장 비판기사 대필 Δ통진당 소송 개입 등이 담겼다.

사법행정 비판세력 탄압과 관련해선 Δ국제인권법연구회·인사모 사찰 및 불이익 Δ판사 비공개 게시판 와해 시도 Δ긴급조치 국가배상 인용판결 법관 징계시도 Δ법관사찰 Δ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선거 개입 Δ사법행정위원회 위원선출 개입 Δ대한변협 등 압박 실행 등이 해당한다.

부당한 조직 보호와 관련해선 Δ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 은폐·축소 및 재판개입 Δ정윤호게이트 판사비위 은폐·축소 및 영장정보 유출 Δ서부지법 집행관 비리 수사정보 수집 등 혐의사실이 적시됐다.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 및 집행과 관련해선 3억5000여만원의 국고손실 혐의가 적용됐다. 허위 내용 입력 및 허위지급결의서 작성 부분은 전자기록등위작 및 행사와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의율했다.

이처럼 광범위한 내용이 담겼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검찰은 이번 기소에서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일부 혐의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농단 사태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까지 조사가 마무리되면 적지 않은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 및 집행과 관련해서 2016년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제기되자 임 전 차장은 행정처 차원에서 작성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는 이를 토대로 위증 혐의도 포함시켰지만 국회 고발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번 공소사실에서는 제외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추가적인 재판거래 정황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장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미 차한성 전 대법관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고 박병대 전 대법관은 오는 19일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고영한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원장 소환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한 뒤 임 전 차장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임종헌 기소로) 사건이 일단락 되는 것이 아니라 주요 부분에 대한 수사가 계속된다”며 “수사가 계속되고 있고 증거도 계속 보완되는 상태여서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