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車 사용제한 단계적 폐지
택시가 LPG 연료를 충전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LPG 차 사용제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 일반인들도 LPG 승용차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일보DB
○ LPG차 ‘뜨는 해’, 경유차 ‘지는 해’
LPG차가 ‘뜨는 해’라면 경유차는 ‘지는 해’가 됐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56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LPG차 사용제한 폐지 등을 포함해 경유차 축소를 위한 세부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저공해 경유차에 주던 주차료 감면 등의 혜택도 없애 아예 ‘클린 디젤 정책’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현재 LPG차량은 택시, 렌터카 등 일부 차종과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 일부 사용자에게만 허용해왔다. 일반인은 다목적용 차량(RV)과 5년 이상의 중고 승용차만 구매가 가능했다. 정부가 이 같은 LPG차 사용제한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은 경유나 휘발유 차량에 비해 LPG차의 환경오염이 적기 때문이다.
대기 중 습기와 만나 미세먼지 2차 생성을 일으키는 질소산화물(NOx)을 얼마나 배출하는지도 따져봐야 할 중요한 문제다. 이달 초 나타났던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 중 하나도 2차 생성이었다.
질소산화물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차종 역시 경유차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5년 실시한 실외도로시험 결과 경유차는 1km당 평균 0.56g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반면 휘발유차는 0.02g, LPG차는 0.006g에 불과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48.3%가 도로이동오염원에서 나오는데, 도로이동오염원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의 90.2%는 경유차에서 나올 정도다.
○ LPG 사용제한 없애면 환경피해비용 감소
이는 LPG차 사용제한 완화로 휘발유나 경유차 수요가 일정 부분 LPG차로 옮겨갔을 때의 전망치다. 지난달 기준 국내에 등록된 차량은 휘발유차 1095만4255대, 경유차 987만4274대로 LPG차(206만6383대)보다 각각 5.3배, 4.8배가량 많다.
현재 LPG차 사용제한을 완화하자는 취지로 의원들이 발의한 법률개정안은 총 6건으로 19일 열리는 산자위 법안소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우선 내년 2000cc 미만 LPG 승용차부터 허용하고 2021년 LPG차 사용제한 완전 폐지 쪽으로 여야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 산자위 소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LPG차 사용제한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국회 심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LPG차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