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경북체육회 감독 등 지도부의 비인격적 대우와 폭언, 상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대표팀 ‘팀킴’ 선수들이 15일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폭로했다.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팀킴 선수 5명은 15일 오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지도부의 반박을 재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행사 및 기금, 포상금과 관련해 주최측에서 선수 개인에게 입금해준 격려금은 선수 개인계좌로 모두 입금됐으나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은 행방을 알 수 없다”며 “장 감독이 증거로 배포한 고운사 1200만원도 카톡에서 의견만 물었을뿐 그 후로 언제, 얼마만큼 사용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고운사 외에도 기사에서 언급이 된 의성군민 기금 또한 행방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5년부터 올해 올림픽 종료 시까지 상금의 입출금에 대해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 장 감독이 상금통장 사용의 증거로 제시한 내역서도 전체적인 상금 사용내역이 아닌 장비 구입 내역 정도”라며 “이번 감사에서 통장 사본, 영수증, 잔액의 현황과 세부 내용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이후 팬들의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긴 채로 받았다”며 “팀으로 온 선물들은 이해할 수 있으나 선수 개인에게 온 선물과 편지를 다 뜯어서 먼저 감독이 확인하고 선수들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감독단이 편지를 뜯어본 이유에 대해 “여러 이유가 복합된 것 같다. 우리가 외부와 많이 연결됐거나 더 성장하면 자신들이 컨트롤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것 같다”며 “고등학생 선수 시절부터 타 시·도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을 많이 막았고, 싫어했다. 평소에도 언론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면 감독을 통해 들어와야 했고, 내용도 통제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감독단은 호소문 내용 중 일부에 대해서만 반박하고 정작 중요한 폭언과 억압에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언론에 나온 문제들보다 팀 사유화, 인권, 훈련적인 부분이 밝혀지고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길 바란다. 의성 컬링훈련원에서 계속 훈련할 수 있도록 훈련원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분리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경북 컬링협회를 김경두 교수와 그 가족들이 10년 동안 독식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며 “올림픽 이후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지도부가 선수들이 성장하고 커가는 것을 별로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교수가 원하는 정도만 성장하면 그 이후에는 계속 방해한다. 조직보다는 선수가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언론 통제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초반부터 경기 이후 김 감독이 다른 말은 안 해도 되고 김 교수와 김 감독에 대해서만 언급하면 된다고 했다”며 “훈련 과정에서의 노력 등 다른 하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할 수 없었다. 다른 얘기를 하면 화를 낸다. 올림픽을 제대로 치러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 부회장 등 지도부는 이를 모두 부인했고, ‘팀킴’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재반박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1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특정 감사를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