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이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 파크텔에서 부당대우 및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News1
‘호소문’을 통해 내부 부조리를 폭로한 여자컬링 ‘팀킴’ 선수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목소리를 전했다. 컬링계의 부조리를 바꾸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로 구성된 여자컬링 ‘팀킴’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팀킴은 지난 8일 지도부의 비인격적인 대우와 전황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대한체육회, 경북체육회, 경북도청, 의성군청 앞으로 보낸 바 있다.
다음은 ‘팀킴’ 선수들과의 일문일답.
-왜 지금 시점에 호소문을 내게 됐나.
▶평창 올림픽 이후 계속 힘들었으나 참았다. 한두 달이 더 지나면, 1년을 기다리면 감독님들이 변하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 기다렸다. 그런데 달라지지 않았다. 너무 힘들어 호소문을 냈다.
-의성군민 격려금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은 무엇인가.
▶올림픽 이후 의성군 환영행사가 있었다. 그때 들어온 기금이 있는데 행방을 알 수가 없다. (얼마인가)금액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우리는 받은 적 없다.
-김경두 회장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김경두 교수님은 늘 ‘너희들이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고 지냈는지 잘 생각하라“는 식의 이야기만 했다. 문제를 제기하는 선수가 힘들어지는 상황만 만들었다. 대화가 안됐다. 문제점을 말하면 되돌아 오는 내용은 타당한 설명이 아닌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식의 이야기만 나왔다.
▶평창 올림픽 이후부터 감독님들이 훈련을 시켜주지 않았다. 훈련 시간이 부족했다. 대표 선발전을 불과 5일 앞두고 훈련했다. 상대가 잘했기도 했으나 훈련 부족 영향이 컸다.
-왜 이런 부조리가 반복됐나.
▶너무 한 가족이 독식해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는 우리도 한 가족처럼 함께 할 수 있겠다 싶었으나 평창 올림픽 이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확실하게 느낀 것은, 감독님들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 같았다. 딱 원하는 정도만 성장하면, 더 발전하려면 성장을 방해했다.
-평창 올림픽 때 인터뷰 내용도 지시받았나.
▶올림픽 초반부터 감독님이 불필요한 말 하지 말고 김경두 교수님이나 김민정 감독만 언급하라고 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으나, 다른 이야기를 하면 불필요한 이야기 말라고 해서 참았다.
-올림픽 준비는 어떻게 했는가.
▶(외국인 코치) 피터와는 교류가 많았는데 김민정 감독은 중간에 통역 조금 하는 것밖에 하는 일이 없었다. 김 감독은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언론 통제하는 것, 관중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 같은 외적인 일을 했다. 경기력적으로는 무엇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언론통제에 대해 더 설명한다면.
▶인터뷰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못한 것은 답답했다.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고, 훈련 내용은 어떠했고… 이런 이야기 하고 싶었다. 도움을 준 다른 사람들도 언급하고 싶었으나 그런 이야기 하는 것을 꺼려했다.
▶과거 선수로 함께 뛰어본 적도 있는데, 적어도 결승전에 나가는 것은 무리인 수준이었다. 2011년 아이를 가진 뒤로는 아이스 위에 채 1달도 올라서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선수로 올림픽에 나가려 했는지 의문이다. (감독으로도)훈련 2시간 중 1시간도 못 견뎠다.
-왜 돈을 못 받은 것을 애초에 이야기 못했나.
▶항상 김경두 교수님께서 돈이 없다고 했다. 지원금이 부족한 상황이고 평창 올림픽에 나가려면 더 노력해야하는데 돈이 없다. 그런 이야기만 하니 더 물어볼 수 없었다. 계속 말하면 ’올림픽 가기 싫구나‘ 이런 이야기를 할 것 같았다. (감독들이 돈을 횡령했나) 횡령을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존재가 궁금하다. 왜 상금이 훈련비로 사용됐는지 밝혀져야한다.
-이런 상황이면 팀을 옮겨야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은 못해봤다. 쉽지 않은 일이다. 교수님이 평소에 경북체육회를 나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그것도 그런 것이지만, 왜 우리가 소속팀을 옮겨야하는가. 문제점은 감독님들에게 있는데 왜 우리가 나가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잘 못한 것이 아니다.
-왜 더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더 성장하면 감독님과 교수님이 우리를 맘대로 못하기에 적정선을 유지하려 하는 것 같다.
-감독들이 왜 선수들 편지를 뜯어보는가.
▶성장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과 맞물리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외부와 연결되면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고등학생 때도, 타 시도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도 싫어하셨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왜 이제와서 그러냐고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 어려웠다. 김경두 교수님이 워낙 독식하고 있었기에 우리는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 생명을 걸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용기 낸 것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감사에서 밝혀졌으면 싶다. 컬링계의 부조리가 바뀔 수 있도록 용기를 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