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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법원종합청사.© News1
자신의 명의로 대출받아 빌려준 돈을 갚지도 않은 상태로 재차 돈을 요구하는 내연녀를 살해한 5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15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8)의 항소심 공판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B씨(59·여)에게 호감을 갖고 친분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 B씨의 부탁으로 은행과 대출업체로부터 돈을 대출받아 총 2300만원을 빌려줬다.
지난 5월3일 오후 8시30분쯤 부산 서구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 2층에서 피해자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돈 100만원만 해주라”는 말을 하자 기존 채무를 변제하지 않은 채 추가로 돈을 빌려달라는 B씨의 말에 격분했다.
이후 B씨가 잠이 들자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B씨의 목 부위를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현장을 벗어나 부산 서구 송도에 있는 한 모텔로 도주해 수면제를 과다복용했지만 다음날 낮 모텔 주인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진 후 지인을 통해 범행을 자수했다.
1심 재판부는 “무엇보다 존귀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았고, B씨는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순간적 화를 참지 못해 살해한 점, 범행 사실을 지인을 통해 수사기관에 알린 점 등 유리한 정상들을 참작하더라도 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유리한 정상들을 참작한다고 하더라도 존귀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것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원심 판결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부산·경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