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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산이, ‘이수역 폭행’ 영상 게재…“2차 가해 ·역겨워” 시끌

입력 | 2018-11-15 14:45:00

사진=산이 페이스북 갈무리


래퍼 산이(33·본명 정산)가 15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발생한 이른바 ‘이수역 폭행 사건’ 영상을 올려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산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수역 사건 새로운 영상”이라는 글과 함께 1분 5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산이가 올린 영상은 남성 일행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일행을 누군가가 찍은 영상이다. 따라서 남성 일행의 목소리는 자세히 들리지 않는다.

영상에서 여성 일행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남녀 성대결 은어나 표현들을 여과 없이 사용한다. 상대를 성적으로 희롱하는 발언도 이어진다.

산이가 여성 일행의 욕설이 담긴 영상을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15일 오후 2시 30분 현재, 77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산이가 영상을 올린 것을 두고 치열한 언쟁을 벌였다. ‘여성 일행의 혐오 용어가 폭행을 정당화 할 수 있느냐’와 ‘2차 가해’가 언쟁의 핵심.

페이스북 이용자 방** 씨는 “이렇게 시비 걸면 나라도 욱하겠다. 폭력은 잘못된 해결방식이지만 가해자 책임으로만 몰 수는 없을 듯”이라고 썼다.

김** 씨는 “피해자들이 사건 정리해서 글 올릴 때 남자들한테 맞기 전에 어떤 이유로 시비가 붙은 건지 그 부분만 설명 안 하고 넘어가는 거 봤을 때부터 알아 봄”이라고 썼다.

반면, 또 다른 김** 씨는 “지금 이게 뭐하는 겁니까? PC방에서 남자 죽었을 때는 정의의 사도처럼 행세하더니 약자가 폭행당한 사건에서는 가해자 편을 들어? 맞은 게 여자라서? 역겨운 여혐종자”라고 맹비난하면서 “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랩퍼가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에 악의적으로 편집된 영상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수역 폭행 영상을 공유하는 행위가 2차 가해라는 주장도 있다. 김** 씨는 “해당 영상은 악의적 편집에 의한 것으로 피해자 측에서 편집자 및 유포 게시에 대해 2차 가해 고소 예고했다. 77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랩퍼 SAN E 씨 참고하시라”고 썼다.

한편, 서울 동작경찰서는 13일 새벽 4시경에 발생한 이수역 폭행사건에 연루된 남성 3명, 여성 2명을 포함한 총 5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여성 측 일행은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과 시비가 붙었는데 아무런 관계없는 남성 측 일행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성 측 일행은 여성 측 일행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 측이 모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 모두 입건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정당방위 여부를 비롯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