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락·부산경남취재본부
울산에서도 최근 ‘메뉴비용’ 논란으로 뜨겁다. 울산시의 조직개편안을 놓고서다. 시는 현재 2실 2본부 7국인 조직을 2실 1본부 9국으로 개편하는 조직개편안을 이달 초 울산시의회에 제출했다.
개편안에는 경제부시장 소관 업무를 현재의 3개 본부·국에서 5개국으로 늘리는 것이 포함돼 있다. 이러면 공무원 정원은 44명 늘어나고, 신설 또는 통폐합되는 25개 실·국·과의 명칭이 바뀐다.
김미영 의원도 “(입법 예고된) 조직개편안을 모르는 공무원도 있고, 일부 국장과는 논의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두 의원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앞서 야당인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 5명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고 “송 시장은 무리한 조직개편을 강행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새 시장의 철학을 구현하고,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맞춰 행정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당연하다. 울산시가 “경제부시장 소관사무 조정은 시장의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만 자치단체 조직개편안은 지방의회를 통과해야만 시행할 수 있다. 이번 안에 대해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소속 시의원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시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설령 이 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시의 직위표와 각종 공문서도 새로 인쇄해야 한다. 해당 부서의 명칭과 업무 변경으로 초래될 민원인의 혼선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메뉴비용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메뉴판을 바꿔가며 음식값을 올렸는데 손님이 줄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다. 그래서 음식값 인상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게 메뉴비용을 창안한 하버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의 따끔한 충고다.
정재락·부산경남취재본부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