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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의 SNS 민심]“학종 못 믿겠다, 전수조사 하라” 부글부글

입력 | 2018-11-16 03:00:00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과 ‘사립유치원 비리’ 중 사람들은 어디에 더 주목했을까. 사립유치원 비리는 국민적 공분을 샀고, ‘이번 국정감사는 사립유치원 국감’이라고 불릴 정도로 태풍급 이슈였다. 하지만 숙명여고 사건은 이를 넘어선다. 이 학교는 명문대 입학생이 특목고에 견줄 만큼 많아 강남 학부모와 여중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비리를 막지 못한 학교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다.

유출이 한 번에 그친 게 아니라 다섯 번이나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고 있고, 최근 다른 지역의 유사 사례가 보도되면서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내신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불이 옮겨붙고 있다.

최근 1주일간 언론 기사 중에서 ‘내신’의 연관어들을 살펴보면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자매’ 등이 함께 거론된다. 정상적이라면 지금 입시철과 관련한 연관어들이 많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학종도 마찬가지이다. 연관어 최상위에 ‘숙명여고’가 올라와 있다. 그리고 ‘공정성’, ‘내신 비리’, ‘불공정’, ‘(우려)현실화’ 등 학종에 대한 불만이 많다. ‘정시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내년 전체 대학 모집 인원의 무려 76.2%가 수시모집으로 선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수능 정시전형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수시전형이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에 학력고사나 수능 한 가지로만 대학에 들어갔던 기성세대는 자못 놀란 것으로 보인다.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없을 경우 다 함께 동일한 조건으로 치르는 획일적 시험을 그나마 선호할 수밖에 없다. 올 4월 실시된 한 조사에서는 수능 정시전형 비중이 60∼100%는 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학종으로 대표되는 수시전형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셈이다. 숙명여고 사건으로 인해 이러한 여론은 더욱 강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정시전형 중심으로 회귀하는 것만이 답일 수도 없다. 내신과 학종은 학교 교육을 살리고, 대학의 선발권을 확대하는 취지에서 강화된 것이기도 하다.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운영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특히 입시의 영역에서는 ‘좋은 제도’보다 ‘공정한 제도’가 중요하다. 정당한 노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젊은이들의 인식이 쌓이면 모든 게 허사이기 때문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