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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1심, 새로 만든 재판부가 맡는다

입력 | 2018-11-16 03:00:00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에 배당… 윤종섭 재판장, 임종헌과 연고 없어
백남기 유족-경찰 합의 이끌기도, ‘적시 처리’ 분류해 재판 신속 진행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의혹의 ‘핵심적 중간 책임자’로 지목해 14일 기소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사법연수원 16기·수감 중)의 1심 재판을 최근 증설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가 맡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15일 “임 전 차장 사건을 적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으로 선정하고, 형사36부(부장판사 윤종섭)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재판 예규상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은 ‘적시 처리 사건’으로 분류해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한다.

법원 측은 “재판부 배당을 위해 형사합의부 재판장들과의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와 임 전 차장의 관계를 고려해서 일부 재판부를 배제하고, 나머지 재판부만을 대상으로 무작위 컴퓨터 추첨으로 재판부를 선정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16곳 중 재판장이 이번 의혹으로 조사를 받거나 법원행정처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6곳은 처음부터 배당에서 제외됐다.

형사36부 재판장인 윤 부장판사(48·26기)와 임상은(33·40기) 송인석 배석판사(30·43기)는 최근까지 민사 사건을 맡았다가 12일 형사합의부 3곳이 증설될 때 자리를 옮겼다. 3명 모두 법원행정처나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으로 근무한 이력이 없고, 임 전 차장과의 연고도 없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과는 적게는 연수원 10년, 많게는 27년 후배다.

진주고 출신으로 경희대 법대를 졸업한 윤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판사 등을 지냈다. 윤 부장판사는 동문 모임에도 잘 나가지 않고, 동료들에게 ‘조용하고 점잖은 판사’로 불린다. 일부 부장판사들이 “임 전 차장 사건을 맡을 수 없다”며 형사합의부 배정을 꺼렸을 때도 윤 부장판사는 말없이 자리 이동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윤 부장판사는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백남기 씨 유족들이 경찰관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사건을 최근 양측의 합의로 마무리했다.

고려대 법대 출신인 우배석 임 판사는 광주지법과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거쳤다. 좌배석으로 이번 사건의 주심을 맡은 송 판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2017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처음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다만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이 세 판사와 특별한 관계가 있을 수 있어 추후 재배당 가능성은 남아 있다. 임 전 차장은 현재 판사 출신인 김경선 변호사(59·14기)와 황정근 변호사(57·15기), 검사 출신인 김창희 변호사(55·22기) 등 8명을 변호인단으로 선임한 상태다. 검찰이 임 전 차장에 대해 기소한 범죄 사실이 30개가 넘고, 관련 기록이 많아 첫 재판 절차인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