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만난다 해도 무역전쟁 해소와 관련해 기대할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무역분쟁 완화를 위해 추후 협상을 갖기로 합의하는 정도의 ‘틀 짜기(framework)’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오는 30일~12월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별도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나라 실무진은 이미 무역전쟁 완화를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로스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을 해결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측에 요구할 무역협상 목록이 142가지나 되기에 실무진의 협상과정에 시간이 꽤 필요하고, 협상을 서류화하는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중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미국은 서두를 게 없다는 점을 드러내면서 유리한 입장을 갖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로스 장관이 이번주 초 중국이 양보 가능한 리스트를 미국에 제시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대한 질문에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준비과정’일 뿐”이라며 무게를 두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선 보도에서 중국이 전달한 목록이 미국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라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중국과의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대중 무역에 있어 미국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임을 드러낸 발언이다.
로스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과연 언제 해소될 지 큰 의문이지만 결국은 양국간 협상이 잘 마무리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