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 등 참관, 산림·농업협력에 특히 관심 판교서 자율주행차 타고 일산 옥류관 부지 돌아봐
북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겸 조국통일연구원 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제2판교테크노벨리를 방문해 제로셔틀을 탄 후 이동하고 있다. 2018.11.15/뉴스1 © News1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이 3박4일간 방남을 마치고 17일 귀환한다.
리 부위원장 일행 5명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김포공항에서 비행편으로 출국, 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들은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의 초청을 받아 16일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4일 방남했다.
남북 단체 대표자가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행사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리 위원장의 ‘경제 행보’는 한층 더 눈길을 끌었다.
리 위원장은 14일 저녁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15일 판교 테크노벨리와 경기 농업기술원 둘러봤다. 판교에선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을 시승하기도 했다.
16일 오전엔 경기 고양시 옥류관 분점 후보지를 버스를 탄 채 둘러봤다. 숙소 인근에 있는 일산호수공원을 드라이브하면서 자연스럽게 들르는 방식이었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북측에서 옥류관 유치 문제를 끝장내자(빨리하자)고 했다”며 “북측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나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자율주행차 시승·농업기술원 참관에 동행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북측 인사분들은 산업·경제·농업 남북 간 교류협력에 관심이 많았다”면서도 “세부적인 사업 얘기는 다음 기회에 하는 거로 했고 포괄적인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대북 경제제재로 인해 남북 간 경제협력을 당장 본격화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우선 가능한 범위 안에서 농업·산림·체육·관광 분야 등 협력을 추진한단 방침이다. 옥류관 분점은 제재 국면이 해소된 시점으로부터 약 2~3년 뒤 개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 부위원장은 만찬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한정·김경협·박정 의원 등 정치인과도 접촉했다. 이 대표와는 15일 만찬 뒤 자신의 객실에서 20여 분간 단둘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중앙정부와의 공식 접촉은 없었다.
리 부위원장은 충남 아산 출신의 월북 작가 이기영의 둘째 아들로, 북한에서 조국통일연구원 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2004년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 참석차 방남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돌아본 바 있다.
한편 당초 방남단은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인 김성혜 아태위 실장과 김춘순 아태위 연구원을 포함한 7명이었지만 두 사람은 막판에 일정을 취소했다. 리 부위원장은 김 실장이 빠진 이유에 대해 “여의치 않은 개인적 사정으로 못 오게 됐다”고만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