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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재명 지사 예상대로 ‘망신주기’ 했나

입력 | 2018-11-17 10:09:00

북한 참석한 ‘아태 번영회의’ 종료 시점에 결과 발표



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 소유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사진은 김씨가 이달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재출석하고 있는 모습.2018.11.2/뉴스1


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 소유주를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로 판단,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북한 고위급이 참석하면서 국가적인 행사가 된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종료 시점에 경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행사의 각종 성과가 묻히게 됐고, 결국 ‘경찰이 이재명 부부 망신주기에 나설 것’이라던 이 지사의 예상이 맞아 들어간 모습이 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김씨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오는 19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맞붙었던 전해철 의원은 지난 4월 트위터 계정인 ‘@08__hkkim’이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이정렬 변호사 역시 “해당 트위터 계정은 김혜경씨 것”이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4월 고발장 접수 후 약 30여회에 걸쳐 법원으로부터 압수영장, 통신허가서를 발부 받아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 결과 김씨의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수사결과 발표 시점이 다소 미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인사들이 참여한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가 지난 16일 성료된 직후인 17일 아침에 수사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북측 고위관계자가 남측의 산업시설을 참관한 것은 11년 만이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방정부를 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그간 중앙정부나 대통령 중심의 남북 교류가 이제 지방정부 차원으로 확대되고 북과 교류·협력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지만, 이번 수사결과 발표로 그간의 성과가 묻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 지사는 김씨가 기소될 것이라며, 경찰이 자신들에 대한 망신주기에 나설 것임을 예상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최근 SNS를 통해 “불행한 예측 한 번 더 하겠다. 아마도 경찰은 이 사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이다. 진실보다 이재명 부부 망신주기가 그들에겐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국가권력을 사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최악의 적폐이다. 촛불정부 경찰 전체에 누 끼치는 일부 경찰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경찰을 거듭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 지사는 빠르면 17일 오전 변호인을 통해 경찰의 기소의견 송치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