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영화 ‘하울링’(감독 유하·2012) 이후에도 계속 대본을 봤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으로 만나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좀 더 자신있게 내보이고 싶었다.”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이나영(39)은 오랫동안 영화를 찍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애매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면 혼날 것 같았다. 나 자신에게도 할 말이 없고 헷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보면 속도의 차이인 것 같다. 빠를 때도 있고 느릴 때도 있다.”
“이런 톤의 영화를 좋아한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지문이 많지 않았다. 담백하면서도 시크했다. 개인적으로 좀 먹먹한 것을 좋아한다. 먹먹하다고 해서 힘든 게 아니다.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다. 의미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툭 던져주는 작품이다.”
이나영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엄마 역에 도전했다. 전형적인 엄마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어린 나이에 아들을 낳고 남편과 아들을 버린 탈북여성이다. “그동안 탈북자에 대해 너무 몰랐던 것 같다. 뉴스에 나왔을 때 봤고 예전에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탈북자들의 삶을 배우고 느꼈다.”신예 장동윤(26)과 모자지간으로 호흡을 맞췄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각자 준비할 것이 많았다. 서로 만나도 이야기할 시간이나 기회가 많지 않았다. 장동윤은 중국어에 대사도 너무 많았다. 이 영화 때문에 중국어를 처음 배웠다고 하는데,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첫 인상이 듬직했다.”
2015년 5월 영화배우 원빈(41)과 결혼한 이나영은 결혼 7개월 만에 아들을 품에 안았다. 실제로 어떤 엄마, 아내일까. “친구 같은 사람인 것 같다”고 답했다. “기본적인 것은 다 하는데 아기를 키우는 부분은 익숙하지 않다. 이 시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알아가고 있다.”
원빈은 2010년 영화 ‘아저씨’(감독 이정범) 이후 연기 활동을 쉬고 있다. “원빈이 휴머니즘이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런 시나리오가 많지 않았다”며 “작품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이나영은 1998년 의류 광고모델로 데뷔했다. 1999년 SBS TV 드라마 ‘카이스트’로 연기를 시작한 뒤 드라마 ‘마법의 성’(1999) ‘네 멋대로 해라’(2002) ‘아일랜드’(2004), 영화 ‘후아유’(2002) ‘영어 완전 정복’(2003) ‘아는 여자’(200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등에 출연했다.
“욕심나는 배우상은 궁금한 배우다. 예를 들자면 ‘변신’이라는 것을 늘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변신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변신한 적이 없다. 어떤 작품을 만났을 때 그 작품에 충실한 것이다. 대중들에게는 처음 보는 모습이니 변신으로 느껴진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연기하지 않는다. 작품을 선택하기까지가 어려운데, 선택하면 연기만 생각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