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내일 박병대(61·사법연수원 12기) 전 대법관을 소환 조사한다.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된 후 대법관 출신을 상대로 한 첫 공개 소환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는 19일 오전 9시30분 박 전 대법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처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일제 강제징용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밖에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조작 사건 ▲서울남부지법 위헌제청결정 사건 등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파견 법관을 이용해 헌법재판소 내부 사건 정보 및 동향을 수집하고, 상고법원 등 당시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법관과 변호사단체 등에 대한 부당 사찰, ‘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 은폐 및 축소,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 및 집행 등 각종 사법 농단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임종헌(59·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 함과 동시에 박 전 대법관을 오는 19일 소환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 공소장에서 양 전 대법원장과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공범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또 검찰은 지난 7일 차 전 대법관을 비공개로, 지난 9일에는 민일영 전 대법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의 진술 내용 및 조사 상황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도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