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횟수 ‘축소’된 채 진행될 가능성 높아 軍 “한미간 다양한 의견 교환 이뤄지고 있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북미 간 기싸움이 펼쳐지는 가운데 내년 3월로 예정된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 시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KR은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있는 지휘소연습(FTX)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모의 워게임(war game)이 주를 이룬다.
FE는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이다. 최근 연합기동훈련, 해상전투단훈련, 연합상륙훈련, 연합공격편대군훈련 등 연합작전과 후방지역 방호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그러나 이달 초 계획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북한의 갑작스런 취소 통보로 연기 되는 등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교착 국면에 들어가자 내년 봄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점차 새어 나오는 상황이다.
한미 해병대는 6개월 가량 중단된 연합훈련 ‘케이맵’을 지난 5일부터 재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소규모 방어훈련임을 강조했지만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했다’며 비난했다.
지난 13일에는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미국 당국자가 지난 9월 이후 수회에 걸쳐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내년 봄 연합훈련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6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북미간 신경전은 더욱 팽팽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연합훈련을 당장 취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상호 신뢰 구축 단계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축소 조정해 진행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군사분계선 일대 포사격 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 훈련이 중지하기로 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후방 지역에서 규모와 횟수를 줄여 진행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미는 양국 군 지휘관들의 조언에 기초해 이달 중 내년 연합군사훈련 재개 등에 대한 조율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한미간 담당 실무그룹에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앞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장관이 향후 연합훈련 방식을 이달 중 논의해서 결정하기로 한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