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황인범(왼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번 호주 원정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여겨볼만한 대목은 ‘개인사정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중원의 지휘자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역할을 누가 대신할까’였다. 기성용이 내년 1월로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그의 대체자원을 찾는 건 대표팀에 주어진 큰 과제다.
4-2-3-1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해 온 대표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은 17일 호주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의 조합을 황인범(22·대전 시티즌)과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로 꾸렸다. 구자철은 부상 등으로 이번에 벤투호 첫 합류였던 반면 황인범은 벤투 감독이 보는 앞에서 이미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 경험이 있었다. 10월 평가전에서 황인범은 교체멤버로 활약하며 섀도 스트라이커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번갈아 맡았다.
구자철은 호주전 전반 부상을 입어 일찌감치 벤치로 물러난 반면 황인범 후반 추가시간까지 92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활약했다. 확실히 공격적으로는 재능이 있었다. 황인범은 빌드-업 과정에 적극 참여하며 수비수에서 시작된 볼을 공격진에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기성용처럼 최종 수비라인까지 적극적으로 내려와 볼을 끌고 올라가면서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기 위해 애썼다. 전반전보다는 부담감을 다소 떨쳐낸 후반전에 자신의 장점을 더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수비적으로는 아쉬웠다. 상대가 강하게 밀고 나올 때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어야 하지만 경험적으로 부족한 탓인지 한계를 드러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