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등을 비난해 친노·친문의 반발을 산 트위터 계정 ‘정의를 위하여(@08_hkkim·혜경궁 김씨)’ 주인이 자신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의 수사결과 이후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전날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내어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이 지사는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찰의 수사결과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는 등 법리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정의를 위하여’는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물론 세월호 유족 등을 자극하는 글을 올려 민주당 주류인 친노·친문과 핵심 지지층인 진보세력의 반발을 샀다. 김씨가 계정 주인이라는 경찰 수사결과가 사실로 확인되면 당내 고립은 물론 대선 후보로서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
전해철 의원은 지난 4월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에게 ‘정의를 위하여’에 대해 공동 조사와 공동 수사의뢰를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정의를 위하여’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단독 고발했다.
친문 당원들은 이 지사가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에도 당시 지도부에 ’이 지사를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내는 등 반발을 이어갔다. 일부는 이 지사 대신 상대당 후보를 찍자는 낙선 운동까지 벌였다.
이 지사가 당선 이후 친노·친문에 대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잇따라 던졌지만 친노·친문의 거부감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는 친문 성향인 김진표 의원이 이 대표의 자진 탈당을 들고 나와 친노·친문 표심 결집용으로 시도하기도 했다.
전 의원이 지난 10월 ’당내 분열 종식‘을 이유로 고발을 취하했지만 이정렬 변호사 등 친문 성향 인사들과 누리꾼들은 관련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이 변호사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풀어야할 의혹이 더 있다‘며 소송 수행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국대학생위원회 출범 행사에 참여했지만 이 지사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드루킹’ 논란에 휘말린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서는 지지성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당 내부적으로는 이 지사에 대한 거리두기가 관찰된다. 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영입된 표창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 차례 밝혔듯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혜경씨라면 이 지사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거짓말로 많은 사람을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친문 실세로부터 자진 탈당 압력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지사가 “그런 말씀을 하는 분이 있었다”면서도 “나보고 (탈당을) 고려하라고 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안하면 그만 아니냐”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친노·친문 의원들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논란의 진실과 별개로 당내 고립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상당한 상채기가 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논란과 관련해 정면돌파에 성공하면 또다른 가능성이 열릴수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