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남녀 혐오 논란이 힙합계에서 ‘디스전’과 ‘젠더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래퍼 제리케이(34)는 17일 인스타그램에 래퍼 산이(33)에 대한 디스곡 ‘노 유 아 낫(NO YOU ARE NOT)’을 공개했다.
산이가 16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곡 ‘페미니스트’를 비판했다. “맞는 말 딱 한 개 가부장제의 피해자. 것도 참 딱한 게 그걸 만든 것도 남잔데”라고 지적했다.
제리케이는 자신이 이끄는 힙합 레이블 데이즈얼라이브 소속이던 래퍼 던말릭(22)이 성추행 시비에 휩싸이자 그를 제명하기도 했다. 이후 던말릭은 성추행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산이는 18일 유튜브를 통해 ‘6.9㎝’를 공개하고 제리케이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기회주의자 XX 일시적 인기 얻기 위해 열심히 트윗질 채굴 페미코인”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나섰다. 또 산이는 이 곡에서 “마녀사냥 내게 왜 덮어씌워” 등 ‘페미니스트’ 발표 이후 자신을 둘러싼 논란도 반박했다. 그는 이 논란으로 17일 예정한 패션 브랜드 행사 무대도 취소했다.
이후 제리케이는 같은 날 트위터에 “(산이에게) 대응할 노래 안 만든다. 행사 잘려서 화난 건 회사한테 화내시길. 그전에 회사 입장도 한번 생각해봐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데이즈얼라이브 소속 래퍼 슬릭(27)의 ‘이퀄리스트(EQUALIST)’를 들으라고 청했다. “피해자 탓하지 않기. 시스템을 탓하라면서 시스템 밖으로 추방하지 않기“ 등 가사가 산이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산이는 15일 페이스북에 남녀 혐오 논란을 재촉발한 ‘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 영상을 게재한 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튿날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 혐오가 불씨가 돼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한다“고 밝히며 ‘페미니스트’를 공개했으나 논쟁의 불길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배우 겸 모델 손수현(30)도 이 논쟁에 가세했다. 인스타그램에 ”팩트(fact)“라는 단어와 함께 남녀 임금 차이에 관해 쓴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글귀를 올렸다. 산이의 ‘페미니스트’ 속 ‘남녀 월급 차이… 페이크 팩트’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네티즌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