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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양구 사망 일병, 병영 갈등은 아냐…유서 없었다”

입력 | 2018-11-19 07:04:00

“대공혐의점 없다” 초기 발표 경위…“합신조에서 판단”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보다 ‘극단적 선택’ 무게



지난 16일 오후 8시50분쯤 강원 양구군 GP(감시초소) 내 화장실에서 머리에 총상 사고로 숨진 김모 일병이 홍천국군병원으로 후송됐다.사진은 홍천국군병원 영결식장 모습.© News1


강원 양구 최전방 부대 내 GP(감시초소) 화장실에서 총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된 김모 일병(21) 사건에 대해 군 당국이 일단 초기 수사에서 병영갈등은 없었다고 파악했다.

육군 관계자는 19일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을 보면 구타 및 가혹행위 등 병영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따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16일 해당 부대 헌병수사관 등을 중심으로 수사단을 꾸려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육군은 해당 GP장 및 부대원 등을 대상으로 김 일병의 평소 근무관계와 병영 내 갈등 여부 등을 조사했지만 특이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일병 근무 당시 동료 병사 등 부대원들을 대상으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발생 가능성도 대비해 지원하고 있다. 김 일병은 당시 동료들과 야간경계근무조였다.

사건 당일 “북한군 지역에서의 특이활동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군 당국이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합동정보신문조(합신조)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

육군은 지난 17일 유가족 입회 하에 현장감식 등을 했고 이날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부검을 진행한다. 특히 정황상 김 일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육군은 부대 내에서 통합보관중이던 김 일병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김 일병이 포털 사이트에서 극단적 선택 관련 내용을 다수 검색한 기록도 확인했다.

육군 수사결과 김 일병은 K2 총기자살, 군인 총기자살 등을 키워드로 검색한 뒤 구체적인 내용을 찾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일병 부대는 병사 휴대전화 사용 시범 부대는 아니라 군 안에서 관련 내용을 검색하지는 않았다는 게 육군 측 설명이다. 김 일병이 휴가를 갔다가 지난 13일에 복귀해 휴대전화를 맡기기 전 내용을 검색했다고 추정한다.

육군은 또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GP에 도착한 김 일병이 ‘상황실(TOD운용병 근무장소)’로 가기 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혼자 간이화장실로 걸어갔다고 본다.

육군 관계자는 전날 “화장실 안에서 김 일병의 K2 총기 1정과 탄피 1개를 발견했고 그 외 다른 사람의 총기와 실탄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로써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북측 또는 동료 부대원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다.

김 일병은 지난 16일 오후 5시쯤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고 오후 5시38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사고는 당시 김 일병이 야간경계 근무조로 투입된 후 벌어졌다.

김 일병은 지난 7월27일 해당 부대로 전입했고 8월22일부터 TOD(감시장비운용)병으로 파견 근무 중이었다.

김 일병은 평소 외향적인 성격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했고 파견 전 실시한 신인성검사에서도 ‘양호’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져 갑작스러운 죽음에 계속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육군은 김 일병 사망과 관련해 북측 소행 또는 타살 가능성과 함께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자 전날 이례적으로 수사 내용 일부를 언론에 공지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50개 이상 올라와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