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불평등은 애플파이만큼 미국적이다”

입력 | 2018-11-20 03:00:00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왼쪽)가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자서전 북투어 중 남편이 깜짝 손님으로 등장해 꽃다발을 건네주자 기뻐하고 있다. 미셸 오바마인스타그램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자서전이 연일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서전 내용은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흥미로운 표현들도 많이 나와 있어 영어 공부에도 좋을 듯합니다.

△Inequality seems as American as apple pie.

미셸 여사의 자서전을 보면 미국의 인종갈등을 얘기하면서 애플파이에 비유합니다. ‘(인종적) 불평등은 애플파이만큼이나 지극히 미국적인 것 같습니다.’ 미국인들은 미국의 정신과 문화를 애플파이에 비교하기를 좋아합니다. 미국과 유럽은 파이를 만드는 방법이 조금 다른데요. 파이의 재료로 유럽은 고기류를 즐겨 넣는 반면 미국은 과일을 많이 사용합니다. 유럽 식민지주의자들에 대항해 나라를 지켜내고 당당한 독립국가로 만들었다는 미국인들의 자존심의 상징이 바로 애플파이인 것이죠.

△“I think I have as much of a chance of dancing in the Bolshoi Ballet in 2020 as the likelihood of her running for office.”

미국 정치권에서 미셸 여사의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 권유가 나오고 있지만 본인은 자서전에서 분명히 못 박았습니다. “나는 공직(대통령직)에 출마할 의도가 없다. 전혀.” 미셸 여사를 옆에서 지켜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수석고문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2020년 내가 볼쇼이 발레단에서 춤을 추고 있을 가능성과 비슷하다.” 액설로드 전 고문은 2020년 65세가 되는 아저씨인데 유명 발레단에서 발레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미셸 여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입니다.

△“You may live in the world as it is, but you can still work to create the world as it should be.”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하버드대 법대 졸업 후 시카고의 흑인 밀집지역으로 돌아와 풀뿌리 운동을 시작합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과 사귀고 있던 미셸 여사는 묻습니다. “당신은 대형 로펌에 취직하면 잘나갈 텐데 왜 이렇게 희망 없는 곳으로 돌아왔나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답합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모릅니다(있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 그러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습니다.” 미셸 여사가 남편에게 들은 귀중한 삶의 교훈이라고 합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전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