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야근 마친 현직 판사, 자택 욕실서 쓰러진채 숨져

입력 | 2018-11-20 03:00:00

경찰 “자살-타살 정황없어… 부검”




일요일 밤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40대 여성 판사가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전 4시경 서울고등법원 소속 이승윤 판사(42·여·사법연수원 32기)가 자택 안방 화장실의 한쪽 벽면에 비스듬히 기대 쓰러져 있는 것을 남편이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이 판사의 숨은 멎어 있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판사는 전날인 일요일 오후 9시경 남편에게 “출근해야 한다”며 집을 나섰다. 7시간 뒤인 이날 오전 4시경 잠에서 깬 남편이 화장실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잠긴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 판사가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이 판사의 복장은 출근 때와 똑같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이 판사가 쓰러지기 이틀 전인 토요일에도 근무를 했다. 올 2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서울고법으로 옮기고 나서 늘어난 업무량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슬하에 초등학교 1, 5학년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외관상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타살이나 자살 정황은 없다.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판사는 이동훈 세무법인 하나 부회장(71)의 장녀다. 이 판사의 두 남동생인 승기(40·36기), 욱기 씨(38·38기) 모두 변호사다. 이 판사의 남편 박성욱 LIG넥스원 상무(43·34기)는 검사 출신 변호사다. 박 상무의 부친은 박경상 전 국세청 차장으로 8일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이 판사는 18일 오후 10시 30분경 동료 판사들에게 ‘시부상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내용의 e메일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들은 19일 오전 이 판사가 숨진 소식을 모르고 e메일을 확인했고, 뒤늦게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 판사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1일 오전 8시 반. 02-3410-6912

이호재 hoho@donga.com·전주영·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