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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사고 유족 “5·18, 세월호 버금가는 재난…재조사해야”

입력 | 2018-11-20 14:20:00


“ 31년 전, 이 사고로 남편과 자식을 잃은 피해자 가족들의 피눈물은 여전히 마를 날이 없습니다.”

‘KAL858기 폭파 사건’ 유족들이 20일 국토교통부가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29일은 참사 31주년이다.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AL858기 사고에 대해 전면적인 재수색과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1년 내내 정부를 향해 사고의 진상이 무엇인가를 밝혀달라고 호소문을 보냈지만 어떤 해명도 회신도 받은 적이 없다”며 “115명이 탑승한 비행기 사고인데 시신 한 구, 유품 한 조각, 블랙박스, 기체 잔해를 전혀 찾지 못했다.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당시 현지 수색부터 조사, 잔해물 검증 과정에서 국토부는 배제되고 과거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현 국가정보원)가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사고 조사의 기본 원칙이 무너졌다”며 “항공기 사고 조사의 1차적 책임자인 국토부가 과연 항공기 사고예방과 사고조사의 공적직무에 최선을 다했는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KAL858기 사건도 현 정부 차원에서 진상규명이 재개되는 제주 4.3 사건과 광주 5.18 민주화 운동, 세월호 참사에 버금가는 국가적 재난 사건”이라며 “다른 사건과 형평성에 맞게 이 사건도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생자들의 명예도 회복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KAL 858기 폭파 사건은 1987년 11월29일 대한항공 소속 858편 보잉707기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향하던 중 미얀마 안다만 해상에서 실종된 사건이다.

승무원 20명과 승객 95명(한국인 93명, 외국인 2명) 등 모두 115명이 실종됐고 유해·유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안기부는 이 사건을 북한의 폭파테러로 규정, 김현희씨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김씨가 북한 공작원이라거나 KAL기가 폭파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며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