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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서 4년 만에 또 수능 가채점 ‘만점자’ 나와…장성고 비결은?

입력 | 2018-11-20 14:27:00

4년전 이어 올해도 가채점 결과 재학생 만점
차별두지 않는 맞춤별 수업 프로그램 결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광주전남 유일 만점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전남 장성고/뉴스1 © News1

장성고 학생들이 생활과학능력 탐구실험대회 수업을 하고 있다./뉴스1© News1

장성고 학부모 총회 및 학교 설명회/뉴스1© News1


 인구 4만6000명의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장성고등학교가 대학입시에서 잇따라 우수한 성적을 내며 이목을 끌고 있다.

장성고는 지난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인문계열 3학년에 재학중인 남학생이 만점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능에서 광주·전남의 유일한 만점자이며, 전국을 합쳐도 만점자는 6명에 불과하다.

앞서 장성고는 2015학년도 수능에서도 재학생인 여학생이 수능 만점을 받아 4년만에 또 다시 만점자를 배출했다.

한황수 장성고 교장은 “올해 만점을 받은 학생이 평소에도 모의고사에서 여러번 만점을 받아 내심 기대를 했다”며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한 문제를 틀려 아깝게 만점을 놓친 사례도 여러해 있었다”고 자랑했다.

장성은 예로부터 학문과 선비의 고장으로 꼽힌다. 영남을 대표하는 퇴계의 도산서원에 맞서 호남 유일의 사액서원인 필암서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지역적인 분위기가 작용한 듯 1984년 설립된 장성고는 2000년대부터 서울대에 곧 잘 합격하면서 농촌 소도시 학교 가운데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백진 장성고 교감은 “서울대의 농어촌 특별전형의 최대 수혜자가 장성고일 것”이라며 “2002년 대학 입학에서 농어촌전형을 통해 법대와 의대 등 서울대에 모두 8명이 합격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대가 농어촌 특별전형 응시를 한 학교당 2명으로 제한했지만, 장성고는 꾸준히 서울대 3~4명을 비롯해 의·치대, 사관학교 등에 상당수 학생들을 입학시켰다.

대다수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장성고는 현재 1학년은 6학급 170명, 2~3학년은 7학급 200명이 재학중이다.

농촌 인구 감소 현실을 이 학교도 피할 수 없어 내년 신입생은 150명을 예상하고 있다.

선발은 중학교 내신으로만 판단하며, 장성지역 60%, 이 외 지역 학생을 40%로 선발한다.

윤형춘 장성고 교무부장은 “최상위권 아이들은 자율형 사립고나 외국어고, 과학고에 진학하지 우리 학교에 오지 않는다”며 “공부 잘한 아이들을 선발해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장성고는 대학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려 성적 우수반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전공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윤 교무부장은 “입학설명회에 오신 일부 학부모들이 내신성적을 위해 특별 대우나 별도지도를 원하지만, 우리 학교는 학생들에게 맞는 수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가르치고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지도한다.

전남도교육청의 하이플러스사업 예산을 받아 운영하는 인문계의 심화영어, 국제경제반과 자연계 고급물리, 생명과학 실험반 등이 특별한 수업에 꼽힐 정도다. 이들 수업은 각각 대학 교수가 와서 지도하거나 주말을 이용해 대학 실험실에서 수업을 진행한다.

한황수 교장은 “장성고는 특별하지도 않지만, 아이들에게 차별을 두지도 않는다”며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열심히 공부한 것이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장성=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