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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집단폭행 추락사 중학생 어릴 때부터 따돌림 당해”

입력 | 2018-11-20 14:34:00

동네 주민 “하늘나라에선 고통 없이 행복하길…”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다가 추락해 숨진 중학생 A군(14)의 어머니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2018.11.20/뉴스1 © News1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다가 추락해 숨진 중학생 A군(14)이 어릴 때부터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친구·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A군을 착하고 여린 친구로 기억하는 이들은 A군을 추모하는 한편, 가해자들에게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일 찾은 인천 연수구의 A군이 살던 동네는 숙연했다. 꽃을 채 피우기도 전에 어린 나이에 저 세상으로 떠난 A군 소식을 접한 주민들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주민들은 A군이 혼혈아라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또래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고 기억하고 있다.

주부 B씨는 “A군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제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고 나이 어린 아이들과만 놀았다”고 회상했다.

A군이 이 동네에 이사온 것은 10여 년 전. 러시아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A군의 생김새가 또래들과 달라 놀림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얘기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이같은 주민들의 증언을 뒷받침할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A군의 친구라고 주장한 게시자는 “A군은 저희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체구가 작고 여린 마음 착한 아이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일부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다가 추락해 숨진 중학생 A군(14)의 어머니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2018.11.20/뉴스1 © News1



이어 “(이번 사건) 가해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던 또래 아이들로 알고 있다”며 “A군의 죽음이 왜곡되지 않고 묻히지 않게 가해 학생들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군이 종종 밥을 굶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른 주민 C씨는 “A군 엄마가 일을 나가 없을 때면 ‘배가 고프다’며 종종 우리집을 찾아와 밥을 챙겨 주곤 했다”고 말했다. C씨는 A군이 이 동네로 이사왔을 때부터 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고 기억하고 있다.

A군은 지난 13일 오후 6시41분께 연수구 청학동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4명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다 추락해 사망했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A군이 어릴 때도 괴롭힘을 당했는데, 죽기 직전까지도 고통을 받았다”며 “너무 불쌍하다. 하늘나라에서는 고통이 없이 행복해라”고 기원했다.

한편 경찰은 A군 사고 당일 새벽에도 가해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