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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기 감봉없이 6시간 근무… 2년 육아휴직 후 87%가 복직

입력 | 2018-11-21 03:00:00

[2018 리스타트 일자리 대상]양성평등 부문 한샘




한샘이 직접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상암사옥의 직장어린이집. 2012년 개원한 이후 만 1세에서 4세까지 최대 70명의 임직원 자녀가 이곳을 다니고 있다. 한샘 제공

홈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에 근무하는 박소미 온라인 거실상품팀장(33)은 네 살배기 딸의 엄마이자 둘째를 임신한 워킹맘이다. 박 팀장은 아침마다 딸과 함께 서울 마포구 상암사옥에 있는 어린이집으로 출근한다. 아침 일찍 어린아이를 등원시키는 게 어려운 박 팀장의 출근시간은 다른 직원보다 1시간 늦은 9시. 한샘의 근무 시간은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이 기본이지만 박 팀장은 둘째를 임신한 이후 임신기 단축근로제의 혜택을 받아 9시부터 4시까지 6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업무 컴퓨터는 퇴근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꺼지며 상급자에겐 임신한 직원의 퇴근 시간을 알리는 문자가 전송된다.

○ 엄마가 행복한 회사

한샘은 ‘여성이 다니고 싶은 회사, 엄마가 행복한 회사’를 목표로 어느 회사보다 강력한 모성보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모성보호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이후 한샘은 직원이 임신하면 30만 원 상당의 임신축하 선물과 산전 용품 구입을 위한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임신 기간 동안 월급이 깎이지 않는 단축근로제도도 운영 중이다. 임신 기간에는 태아검진휴가를 법정 기준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출산하면 출산 축하금(100만 원)을 지급한다. 육아휴직은 기존 1년에서 2년까지 늘어났다.

박 팀장은 “육아휴직과 함께 퇴사하거나 휴직 전과 다른 부서로 복직하는 일은 한샘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회사의 모성보호제도 덕분에 임신과 출산, 육아기에 있는 수많은 여성 임직원이 경력 단절 없이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육아휴직 후 복직률 87% 달해

한샘의 모성보호제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출산 이후에는 육아휴직 기간을 포함해 매월 10만 원의 자녀보육비를 만 8세까지 지급한다. 복직 후에도 시차출퇴근제도, 육아기 단축근무제도, 가족돌봄휴직 등을 통해 하루 4∼6시간만 근무할 수 있다. 자녀가 아플 경우 최대 90일까지 휴직할 수 있다.

모성보호제도는 육아 중인 한샘의 여직원에게 예외 없이 적용된다. 이를 지키지 않는 해당 부서장은 즉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보직해임 등의 징계 처분을 받는다. 이 제도 덕분에 한샘의 육아휴직 후 복직률은 87%, 복직 후 1년 근속률은 94%나 된다. 한샘은 모성보호제도를 통한 사내 양성평등 문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선정한 ‘2018 리스타트 일자리 대상’ 양성평등 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샘 관계자는 “주 소비자가 여성인 업계 특성상 가족 친화적인 기업을 목표로 여성 복지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직영으로 운영되는 한샘의 사내 어린이집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한샘은 직원들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2012년 ‘한샘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만 1세에서 4세까지 최대 70명의 임직원 자녀가 이곳을 다닌다. 상당수 기업의 어린이집이 전문업체를 통해 위탁 운영되는 반면에 한샘 어린이집은 어린이집 구상 단계부터 운영안, 내부 설계까지 모두 한샘이 진행하는 직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근무 중인 어린이집 교사도 모두 한샘 정직원이다. 한샘 관계자는 “사옥이 상암동으로 이전해 온 후 어린이집이 있는 신사옥 근처로 많은 직원이 이사 올 만큼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