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벡의 솔로 앨범 ‘Truth’ 표지.
2018년 11월 20일 화요일 맑음. 제프를 위하여.
#298 Jeff Beck ‘Beck‘s Bolero’(1966년)
음반점이나 가자는 데 의기투합. 시내 시모키타자와 지역에 차를 세워두고 골목 투어를 시작했다. 태풍 전야의 시모키타자와는 그런대로 그만의 운치를 뿜었다. 우연히 들어간 작은 건물 2층에서 뜻밖의 음반점을 만난 것은 벼락같은 행운이었다.
동생 방만 한 작은 공간의 주인장 이름부터 범상치 않았다. ‘제프 사토.’ 어쩐지 음반점 안에 영국 기타리스트 제프 벡의 음반이 가득하다. 정규앨범은 물론이고 처음 보는 희귀한 LP레코드와 카세트테이프까지, 마치 제프 벡의 집에라도 온 듯했다. 에릭 클랩턴의 갖가지 앨범이 많은 것도 눈에 띄었다. ‘Tears in Heaven’ ‘Change the World’ 같은 곡의 카세트테이프 싱글 버전까지 갖췄으니….
여전히 어깨까지 오는 긴 파마머리의 사토 씨는 언뜻 봐도 노장 밴드의 기타리스트 같았다. 그가 뜻밖에 진짜 자기 앨범을 건넨다. 음악가 제프 사토의 기타 연주 앨범이다. 엑스저팬의 요절한 멤버 히데가 솔로 앨범을 낼 때 제작에 참여하고, 벡이나 클랩턴 같은 거장들이 일본에 올 때마다 일을 맡아 했다는 그의 후일담은 그치지 않았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