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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도 데이터업체 인수 변신 시도… 국내선 시도 어려워”

입력 | 2018-11-21 03:00:00

김태영 은행聯회장 “규제완화 절실”




“세계 금융사들은 현재 ‘4차 산업혁명’ 전쟁 중입니다. 한국도 핀테크, 빅데이터, 마이데이터(신용정보를 모아 자산관리 등을 해주는 서비스) 등이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합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사진)은 20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국내 은행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규제 체계부터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규제 완화는 국내 금융업 발전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국 금융사가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은행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연합회보다 회원사인 은행들이 더 돋보여야 한다는 이유로 좀처럼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규제 완화에 대해서만큼은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미국 골드만삭스는 데이터 분석업체인 데이터마이너를 인수해 1억300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투자하고 정보기술(IT) 전문가 비중을 27%까지 끌어올리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며 “한국 금융사들은 규제 때문에 이런 시도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 같은 지적은 앞서 16일 은행장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거론됐다. 이 자리에서 금융회사의 핀테크업체 인수를 제한하는 규제를 풀어달라는 제안이 나왔다.

김 회장은 동아일보의 ‘강한 금융이 강한 경제를 만든다’ 시리즈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이 실물경제의 보완 수단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서비스 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나와야 한다”며 “지난해 은행권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전체 순이익의 7.7% 수준이었는데 이를 2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만에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정부도 금융을 해외에서도 통하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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