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생산 8~10월 증가” 언급에 업계선 “물 어디서 들어오나” 지적 “9월 감소했고 10월 증가도 착시”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자동차·조선업 등 제조업 실적 개선을 언급하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제조업 분야에 주목할 만한 일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동차는 수출 감소와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 생산이 전년 대비 감소하다가 8월부터 10월까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조선 분야도 세계 1위를 탈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조업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라며 지원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물이 어디서 들어온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은 8월과 10월 전년 동월 대비 늘어났지만 9월은 18.1% 감소했다. 10월 생산 증가 역시 신차 효과와 조업일수가 늘어나 생긴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인용한 자동차 생산 통계는 일평균 생산량으로 7월까지 지속 감소하다가 8월 8.1%, 9월 1.1%, 10월 3.6%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진보진영에서도 낙관적인 경기 인식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진보 성향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조업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데 일부 통계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대통령을 오도하는 청와대 경제팀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는 보좌진을 교체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의 위기는 더 빨리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