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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쩐의 전쟁’ 본격화…승부는 ‘장기전’

입력 | 2018-11-21 16:10:00


 이커머스 업계 ‘돈의 전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이 이커머스에 5년간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신세계도 최근 1조원 투자를 확정 지었다. 여기에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 역대 최대 규모인 2조25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0일 20억 달러(2조2500억원)의 투자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쿠팡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2015년 6월 소프트뱅크 그룹의 10억 달러 투자 뒤 이뤄진 추가 투자다. 해당 투자금은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쿠팡은 이 자금으로 ‘계획된 적자’ 정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사상최대 규모인 6388억원 적자를 낸데 이어 올해도 7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번 투자유치로 쿠팡은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 그간 추진해왔던 사업기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의 매년 적자 수준을 감안하면 3~4년 간 사용할 실탄을 든든히 장전했다고 볼 수 있다.

쿠팡은 투자자금을 IT기술과 서비스고도화, 전국을 커버하는 물류인프라와물류 배송 시스템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유통 대기업도 줄이어 이커머스 진출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앞으로 수년동안 1조~3조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이커머스 분야 1위가 목표다.

롯데그룹은 지난 5월15일 ‘e 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하고 2022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올려 온라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7개 롯데계열 쇼핑몰이 통합될 예정이며 가칭 롯데원앱(Lotte One App)이 나오는 통합완료시기는 2020년 상반기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석방 이후 발표한 경영계획에서 2023년까지 투자할 50조원 가운데 25%에 달하는 12조5000억원을 유통부문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돈은 온라인 사업부문과 복합쇼핑몰에 투입된다.

‘쓱닷컴’을 운영하는 신세계도 이커머스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에 흩어져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한데 모은 통합법인을 내년 1분기(1~3월) 안에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통합 투자, 의사결정 단일화 등 시너지를 확대해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할 발판을 갖추겠다는 포부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글로벌 투자회사인 블루런벤처스(BRV)와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로부터 1조원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짓는 등 이커머스 분야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대부분 기업들이 투자 자금을 가지고 ‘특가 마케팅’식의 출혈경쟁를 벌이기보다 체제유지와 서비스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어 당장 승자와 패자가 갈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소 2~3년 이후 물류시스템의 고도화와 만족도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투자금액을 가지고 당장 특가마케팅을 벌이는 식의 사업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효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류시스템이 발전하고 안정되는 2~3년 후가 시장에서 성적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