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은 7분기 연속 둔화했지만 소득증가세보다 빨라 우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500조 원을 돌파했다. 부채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소득보다 빚이 더 빠르게 늘고 있어 가계의 상환부담이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부채 잔액은 1514조4000억 원으로 6월 말(1492조4000억 원)보다 22조 원(1.5%) 증가했다. 1년 전보다는 95조1000억 원(6.7%) 늘었다.
가계부채는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결제하기 전 카드 사용금액을 합한 것으로 가계가 실질적으로 지고 있는 빚을 나타낸다.
가계대출 잔액은 1427조7000억 원으로 6월 말보다 18조5000억 원 늘었다. 이 가운데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아파트 입주물량 확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면서 14조2000억 원 증가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86조7000억 원으로 3개월 전보다 3조6000억 원 늘었다.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계 빚 증가세가 여전히 가계소득 증가세(4.5%)보다 빨라 안심하기는 이르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의 부채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19일 열린 가계부채 관리·점검 회의에서 “기타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의 증가세, 취약 차주 상환부담 증대 등이 가계부채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