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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건조할수록 악화”…단계별 치료 통해 깨끗한 피부까지 호전 가능

입력 | 2018-11-22 03:00:00

[톡투 건강 핫클릭]만성질환 건선의 올바른 치료





17일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개최한 건강토크쇼 ‘톡투 건선’ 행사에서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왼쪽)가 송해준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가운데), 박혜진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와 대화하고 있다(큰 사진).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의 시민이 몰렸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부쩍 기온이 떨어지고 건조해진 계절이다. 겨울철 피부 각질이 일어나고 붉은 발진이 생겼다면 의심해볼 만한 질환 중 하나가 건선이다. 국내 건선 환자는 20만∼30만 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건선을 아토피 피부염이나 피부건조증으로 오해한다. 또 환자의 약 85%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상당수는 민간요법에 의존한다.

이에 동아일보는 건선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17일 건강토크쇼 ‘톡투 건선’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었다. 송해준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와 박혜진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와 일문일답 건강토크쇼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엔 200여 명이 모였다. 강연에서 나온 건선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정리해봤다. 강연과 토크쇼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 외부 자극이나 환경에 건선 악화

건선은 벌겋고 은백색 각질이 생기며 피부가 두꺼워지는 피부 질환이다. 피부 질환의 경계가 뚜렷하게 잘 보여 습진이나 아토피 피부염과 구별된다. 건선은 한 번 앓고 낫는 병이 아니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만성 난치병이다.

건선이 발병하는 부위는 다양하다. 박 교수는 “팔꿈치와 무릎 같은 관절 부위뿐 아니라 두피에도 생긴다. 정강이에 생길 경우 잘 낫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특정 부위에만 나타나는 ‘판상 건선’부터 작은 점 형태의 ‘물방울 건선’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건선의 원인은 100% 규명되지 않았지만 면역체계의 불균형 상태가 건선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이 일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환경적 요인도 발병에 영향을 준다. 박 교수는 “유전적 요인을 가진 상태에서 건조한 기후, 피부 자극, 스트레스, 비만, 흡연, 음주 등 환경 요인이 더해지면 건선 유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민간요법으로 알려진 소금목욕은 오히려 피부를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건선은 전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환자와 침구나 의류 등을 분리해 사용할 필요는 없다. 건선 발병 부위를 만진다고 해서 옮는 것도 아니다. 또 건선은 면역 조절 불균형으로 발병하지만 에이즈나 백혈병처럼 면역력이 떨어지는 질환이 아니다. 박 교수는 “건선 치료를 위해 면역력을 강화한다며 비싼 영양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 연고부터 생물학적 제제까지 다양한 치료법 개발

건선은 난치병이지만 많은 치료법이 개발돼 있다. 특히 최근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 속속 나오면서 피부가 완전히 회복되기도 한다. 건조한 상태가 건선을 악화시키는 만큼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보습제다. 건선 환자의 약 75%는 경증 환자인데, 이들은 바르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송 교수는 “약을 바르기 전 보습제를 발라놓으면 흡수가 빨라져 약효를 높일 수 있다”며 하루 3번 이상 보습제 사용을 권장했다.

바르는 약으로는 스테로이드 연고뿐 아니라 비타민D를 함유한 복합제 등이 있다. 송 교수는 “연고는 한 번에 검지 한 마디 정도에 해당하는 0.5g을 바르는 게 적당하다”며 “이보다 적게 바르면 약효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약 바르는 약으로 낫지 않으면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 치료를 권할 수 있다. 광선 치료는 임신부나 어린이와 같이 면역 억제제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부작용 없이 활용 가능한 치료법이다. 광선 치료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먹는 약을 생각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도 개발됐다. 생물학적 제제는 세포에서 추출한 단백질 성분의 치료제로, 건선을 만들거나 악화시키는 물질만을 정확히 잡아내 공격한다. 송 교수는 “효과가 우수한 반면 1년 평균 1000만 원이 들 정도로 약제비가 비싸다”며 “다만 중증 건선 환자들은 조건에 따라 보험급여와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약제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8년째 건선을 앓아왔다고 밝힌 참석자 손모 씨(35)는 “반쯤 포기 상태로 지내고 있었는데 보습제의 중요성 등 치료 방법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다시 의욕을 갖고 치료해볼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