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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속 세상] MAU 변화로 살펴본 '페이스북 엑소더스'

입력 | 2018-11-22 16:56:00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 파이퍼 제프레이(Piper Jaffray)는 약 8,600명이 응답한 10대들의 소비문화 인사이트 보고서를 발간했다. 필자가 특히 주목해서 살펴본 부분은 소셜미디어 이용 행태 변화였다. 이를 통해 연일 보도되는 '페이스북 *엑소더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불과 2년전에는 응답자의 60%가 월 1회 이상 페이스북을 사용한다고 했던 것이 올 가을 36%로 이전보다 24%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엑소더스(exodus): 어떤 지역이나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일

페이퍼제프리가 발표한 페이스북 이용률(출처=IT동아)


국내라고 사정이 다른 것은 아니다. 이미 각종 조사 기관의 자료를 토대로한 언론보도에서 알 수 있듯, 페이스북 이용자 이탈은 가시화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은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으로 사용자가 옮겨가고 있는 점이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어떤 목적으로, 왜 사용하는가'. '유저들은 페이스북을 왜 떠났을까'. '떠난 유저들은 어디로 갔을까'. '정말 떠나가기는 했을까'. '앱 데이터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까'.

18세 고등학생과 23세 대학생, 31세 직장인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이유가 각각 다를 것이란 막연한 추측에서 출발했다. 이번 '앱 속 세상'은 페이스북에 관한 이야기다.

'한 달에 한번도 접속 안 해'…1년 새 활성유저 36% 감소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을 운영중인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스마트포스팅이 모바일 시장분석 서비스 앱에이프의 데이터(안드로이드 단말기 기준, 패널 약 20만대 분석)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페이스북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약 740만 명으로 작년 10월과 비교해 33% 감소했다.

페이스북 활성 사용자 수 변화(출처=IT동아)


활성 사용자는 한 달에 한번 이상 해당 앱을 켜본 실제 사용자를 말한다. 앱을 내려 받은 후 해당 월에 한번도 쓰지 않았다면 이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1년만에 10명 중 3명 넘는 이용자가 페이스북을 한달에 한번도 켜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3/4분기(7~9월)와 10월 기록을 더한 총 4개월 간의 페이스북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해봐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페이스북의 2017년 7월~10월 MAU 합은 약 4,800만 명이지만, 1년 뒤 같은 기간 MAU 합은 약 3,070만 명으로 36% 감소했다.

2030세대 이탈로 10대 비중 증가

지난 10월 페이스북 활성 사용자는 모든 연령층에서 1년 전 10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의 감소세가 눈에 띈다. 20대는 약 37%, 30대는 약 43% 감소했다. 이에 미치지는 않지만, 같은 기간 10대는 약 17% 줄었다. 페이스북의 10대 활성 사용자가 전년 보다 줄어든 것은 근 4개월만에 처음이다. 전 연령층에서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활성 사용자 수가 감소하던 가운데서도 10대 층에서만 증가했던 것이 10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페이스북 연령대별 활성 사용자 수 변동(출처=IT동아)


조금 더 들어가보면, 올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간의 페이스북 10대 MAU 합은 약 840만 명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보다 약 1%가량 소폭 오른 수치지만 세대별 활성 사용자 비중에서는 27%를 상회하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나머지 연령층에서 빠져나간 사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20대는 44%, 30대는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 결과 2030세대가 전체의 약 50%를 밑돌던 페이스북 이용층이 1년 사이 1020세대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10대는 어디에?

20대와 30대 사용층에서 절반에 가까운 활성 사용자가 이탈한 페이스북. 좀처럼 늘지 않는 10대 활성 사용자.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10대층. 앱 데이터로 본 페이스북의 근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오픈서베이가 발간한 '10대 모바일 이용행태 트렌트 리포트'에 따르면 10대들은 시간 때우기(킬링 타임)용, 흥미 위주 콘텐츠 구독용으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

2018년 10월, 전국 10대 인구(출처=IT동아)


유튜브는 페이스북을 대신해 10대의 요구를 니즈를 충족시켜 줄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이용자 수치가 이를 증명하는데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8년 10월 기준 전국 10세 이상 19세 이하 10대 인구(주민등록인구)는 약 516만 명. 10월 유튜브의 10대 활성 사용자 수는 약 460만 명으로 전국 10대 인구 중 약 89%를 차지한다. 10대 열에 아홉은 유튜브를 적어도 한달에 한번 이상 본다는 얘기다.

유튜브 10대 활성 사용자 수 변동(출처=IT동아)


앱에이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튜브의 최근 4개월 간 10대 활성 사용자 수가 작년 동기 대비7월부터 9월까지는 매월 160만여명씩 증가했고 10월에는 약 75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만 성장한 것은 아니다. 앞서 이용자 이전으로 언급된 인스타그램 역시 10대 사용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1년 전보다 7월에는 47%, 8월 56%, 9월 58%, 10월 21%씩 활성 사용자가 늘었다.

인기 BJ의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며 시간을 보내는 10대 층도 늘었다. 아프리카TV 역시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간 활성 사용자 수가 약 57% 증가했다. 최근 기업가치가 84조원에 이른다는 중국의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출시한 모바일 영상 앱 '틱톡' 역시 1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틱톡의 10대 활성 사용자 수는 같은 기간 무려 2,400%가량 증가했다.

콘텐츠 획득과 공유, 2030의 도착지는?

오픈서베이 리포트에 따르면 2030세대의 소셜미디어 이용 목적은 10대와 많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유용한 콘텐츠 획득, 그리고 취미 및 관심사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2030세대가 많아 해당 항목에서 10대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18년 10월, 전국 20대 인구(출처=IT동아)


유튜브는 20대에서도 압도적 사용율을 보였다. 2018년 10월 전국 20세 이상 29세 이하 20대 인구는 약 680만 명(통계청 주민등록 기준). 앱에이프 데이터에 따르면 유튜브 10월 활성 사용자 수는 약 670만 명. 통계로만 보면 국내 거의 모든 20대는 유튜브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본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수치다.

팟빵 2030세대 활성 사용자 수 변동(출처=IT동아)


팟캐스트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특히 오디오 콘텐츠로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려는 2030세대들의 활동이 눈에 띄는 것도 특징이다. 국내 대표 팟캐스트 앱 '팟빵'의 최근 4개월 간(7월~10월) 활성 사용자 수 추이 변화를 살펴보면 전년 대비 20대에서 136%, 30대 147%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10대 이용층을 잡기위해 틱톡을 겨냥한 '라쏘(lasso)'라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일부 국가에서 선보였다. 아직 국내 출시가 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10대 사용자 확보에 애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조치라며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마케터들에게 페이스북의 유저층 변화는 주목할 만한 관심거리가 된다. 인구통계와 관심사에 기반한 타깃팅을 통해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주 유저층이 누구인지는 매체 선정에 있어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예산 편성에 영향을 끼치고 결국, 페이스북을 포함한 각 소셜미디어의 주 수익원인 광고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약 20만 대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신뢰 수준은 95%(±0.3%)이다.

[앱 속 세상]
앱 속 세상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스마트포스팅'과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앱에이프(App Ape)'가 공동 조사 분석한 각종 애플리케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하며, 단순한 수치 나열 보다는 시의성, 영향도, 희귀성 등 가치 있고 재미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글 / 스마트포스팅 김학철 매니저(kyle@smartposting.net)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