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지속되자 어쩔 수 없이 입장표명…출당은 ‘일축’
이재명 지사의 ‘혜경궁 김씨’ 논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엿새만인 23일 당 대표로서 첫 입장 표명을 내놨지만, 여전히 말을 아끼며 침묵을 지켰다.
특히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 요구에 대해선 “정무적 판단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일축하고 나서면서 당은 당분간 논란 진화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최근의 논란에 대한 첫 입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우리(당)가 실태를 잘 모른다. 언론 보도와도 혼동돼 잘 모르기에 기본적으로 사건의 수사 과정, 검찰의 송치 후 공소 과정, 법원의 재판 과정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현재는 정무적인 판단을 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해서도 안 되고 (당 화합 등에)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침묵을 지키던 이 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를 하며 입장을 밝힌 것은 당내에서도 이 지사 논란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등 ‘분열’ 조짐을 보이자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이 되어선 안된다는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 안팎으로 파문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당으로 이 지사의 탈당을 촉구하거나 당이 지켜주어야 한다는 등의 항의 전화도 빗발치고 있어 당 내부에서도 명확한 입장 제시를 해야 할 필요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 지사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때와 비교해 신중한 제스처를 취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 지사를 보좌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한 몫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서도 성격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안 전 지사는 그날 바로 본인의 잘못된 처세에 대해 다 시인하고 사과했기에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며 “김경수 지사와 이 지사의 경우 본인들이 부인하고 있는 것이기에 당 입장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고, 재판과정에서 어느 정도 사안이 확인돼야 당에서 절차를 밟을 수가 있지 현재 상태로선 밟을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는 가까운 관계는 아니다. 이화영 부지사가 경기도로 간 것도 추후에 알았다”며 “(이 대표의 말처럼) 현재로서는 당이 어떤 입장을 보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