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인터폴 총재에 당선된 김종양 총재(오른쪽)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으로 귀국하면서 마중 나온 민갑룡 경찰청장과 거수경례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천=뉴시스
23일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A게이트 앞. 한국인 최초의 인터폴 수장이 된 김종양 신임 국제형사기구(인터폴) 신임 총재(57)가 입국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힘찬 목소리로 당선 소감을 밝혔다. 푸른 셔츠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김 총재는 기자회견 내내 함박웃음을 띠었다. 김 총재는 “한국 경찰 경쟁력은 국제적으로 거의 톱클래스”라며 “대한민국 경찰을 대표해 국제무대에서 새롭게 평가받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 등 해외로 도피한 한국인 범죄 혐의자의 사건을 들여다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세계 인터폴 대표여서 한국 문제만 살펴볼 수는 없겠지만 국외 도피 사범을 소환하는 데 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입국 기자회견에는 민갑룡 경찰청장이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를 전했다. 축사에는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막중한 임무가 부여됐다. 정부도 함께할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민 청장이 김 총재에게 거수경례를 하자 김 총재도 엷게 웃으며 경례로 화답했다. 비상근직인 김 총재는 총회와 집행위원회 회의가 열릴 때를 제외하고는 국내에 머물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김 총재는 전임자인 멍훙웨이(孟宏偉·64) 전 총재가 부패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돼 사임하면서 지난달부터 총재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총재 임기는 4년이지만 김 총재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2020년 11월까지만 직을 맡는다.
김 총재는 1985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92년 고시 특별채용(경정)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주재관, 경찰청 핵안보기획단장, 경찰청 외사국장 등을 거친 경찰 내 대표적 ‘외사통’이다.
인천=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