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1997년은 불수능 시조… 2001년은 물수능 서막 2017 ‘수학 가’ 30번 정답률 1.4%
‘보험금을 두 배로 높이면 보험료는 변하지 않지만 보험금에 대한 기댓값은 두 배가 된다.’ 2017학년도 수능 ‘국어 39번’ 문제의 일부 내용이다. 생소한 경제 용어로 가득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도입 이래 난이도 조절 논란에 시달려왔다. ‘불 다음은 불, 불 다음은 물이다’ ‘쓰나미급 물(지나치게 쉬운 문제 지칭)이 올 수도 있다’ 등 농담과 가설도 난무했다. ‘적당한 온도의 수능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1997학년도 수능은 불수능의 시조 격이다. 문제 유형에 변화가 생긴 데다 난도가 높아 전국 최고점수가 400점 만점에 373.3점, 300점만 넘어도 서울대 합격권이었다. 수리는 80점 만점에 평균이 19점일 정도였다. 수학 24번은 지금도 전설로 통한다.
2010학년도 이후엔 2011학년도와 2017학년도 수능이 불수능으로 꼽힌다. 다만 EBS 방송과 인터넷 강의가 대중화되고 기출 문제 접근이 쉬워져 학생들은 예전보단 단련이 됐다.
매년 화제가 된 어려운 문제인 ‘킬러 문항’은 어떨까. 지난해 수능 ‘국어 29번’은 환율의 단기 급등락과 정부 정책을 소재로 했는데, 지문 내용이 어려워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 2017학년도 ‘국어 39번’은 보험 제도가 운용되는 방식을 다뤄 수험생 5명 중 4명이 틀릴 정도로 오답률이 높았다. 2016학년도엔 자유낙하에 관련된 ‘국어 29번’이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학 기술 경제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문적인 내용이 국어 지문에 등장할 경우 오답률이 높았다.
난도가 특히 높은 수학 킬러 문항은 정답률이 1∼2%에 머물기도 한다. 2018학년도 ‘수학 가형 30번’은 2.2%, 2017학년도 ‘수학 가형 30번’은 1.4%였다. 영어는 2018학년도 37번(정답률 25.7%), 2017학년도 33번(23.2%), 2016학년도 34번(18%)이 초고난도 문제로 회자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