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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총통, 선거참패 주석 사퇴…올림픽국호 대만 ‘좌절’

입력 | 2018-11-25 11:21:00

차이 총통 “노력이 부족했다…지지자들께 사과”
대만 올림픽 국호 ‘차이니스타이베이’ 유지하기로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24일 치러진 민주진보당의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사퇴했다. 차이 총통은 “실망을 주게 돼 죄송하다”면서 “국민의 더 높은 기준과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5일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차이 총통이 이끄는 집권당 민진당은 전체 22개 현·시 중 6개 구역에서만 승리하며 15개 지역을 얻은 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에 참패했다.

그동안 민진당은 6개의 직할시 중 타오위안시·타이중시·타이난시·가오슝시 4개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이번 선거로 타이중시와 가오슝시를 국민당에 내주게 됐다.

특히 가오슝시는 민진당의 오랜 정치적 거점 도시였는데 20년 만에 기반을 잃게 됐다. 타이베이시에서는 무소속인 커원저 후보가 딩서우중 국민당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으며, 이에 국민당이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전체 현 선거에서도 국민당이 약 610만표를 얻으며 489만표를 얻은 민진당을 앞섰다.

이번 대만 지방선거는 차기 대권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리란 전망에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패배로 차이 총통이 2020년 재선 가능성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탈중국화’를 기치로 내건 차이 총통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국민들의 우려와 국내 개혁에 대한 반발에 직면했었다.

차이 총통은 선거 결과 윤곽이 드러난 24일 밤 패배에 대한 “완전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주석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고 함께 일해온 지지자들한테 실망을 안겨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민진당은 민주적인 가치를 믿는다. 배움을 얻었으니 마땅히 국민의 더 높은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주석에서 사퇴한 뒤 민진당은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라이칭더 행정원장이 사의를 표했지만 계속 남아 중요한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우리는 계속 단결해 개혁을 견지해야 한다. 국가의 주권을 지키는 것은 민진당이 포기할 수 없는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이날 지방선거와 함께 올림픽 참가 국호와 동성결혼 찬반 등의 10개 항목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대만은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등 향후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차이니스타이베이’ 대신 ‘대만’ 국호로 참가할지를 투표에 부쳤지만, 전체 유권자 중 24.3%만이 찬성해 기준인 25%를 넘기지 못했다.

또 찬성이 412만2748표(45.3%), 반대가 491만5443표(54.7%)로 국호를 ‘차이니스타이베이’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국민투표는 전체 유권자의 25% 이상이 참여하고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더 많아야 통과된다.

함께 진행된 ‘민법상 결혼 주체로 남성과 여성만을 제한해야 한다’는 안건은 찬성 700만표로 가결돼 여전히 대만 국민들이 동성혼에 보수적 입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뉴스1)